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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EU가 AI 혁신 억압” 업계 전문가 공개서한에 메타의 여론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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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은 기술 개발을 저해하는 “파편화되고 예측 불가능한” 규제 환경으로 인해 AI 후진국이 될 위험이 있다.”

SAP, 스포티파이, 에릭슨의 CEO를 포함한 49명의 기업 임원, 연구자, 산업 단체가 서명한 공개서한과 신문 광고의 주장이다. 그러나 메타의 아이디어로 보이는 전체 커뮤니케이션의 틀을 짠 인물은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와 수석 AI 과학자 얀 르쿤이다.
ITWorld

ⓒ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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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럽에 필수적인 기업, 연구자 및 기관이며, 수억 명의 유럽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시작한 서한은 “기업과 기관이 유럽 시민을 위해 수백억 유로를 투자해 생성형 AI를 구축하려면 유럽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일관되게 적용되는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에는 규제 의사 결정이 파편화되고 예측할 수 없게 됐으며, 유럽 데이터 보호 당국의 개입으로 인해 어떤 종류의 데이터를 AI 모델 훈련에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라고 지적했다. EU는 AI 개발의 위험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규제를 겹겹이 쌓아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설명이다.

이런 규제는 최근 발효된 AI 법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관련 규제를 시행하는 GDPR의 두 가지 법안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물론, 서한에서 전자는 언급되지 않았고 후자인 GDPR도 지나가는 말로만 언급되었다. 따라서 불만의 핵심은 아무리 좋은 의도로 신중하게 작성된 규정이라 하더라도 이런 규정의 적용으로 인해 AI로 훌륭한 일을 하려는 기술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AI에 대한 규제가 너무 적다는 점에 우려를 제기한다. 그리고 세상이 이를 깨닫게 될 때는 이미 몇 년이 지나서 최악의 과잉을 막기에는 너무 늦어버릴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공개서한은 정반대의 관점을 취한다. AI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잘못된 종류의 규칙이 너무 많아 이 분야의 발전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개서한에 찍혀있는 메타의 지문

지난 6월, 메타는 사용자들에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데이터를 사용해 AI 모델을 훈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유럽연합과 영국 규제 당국의 반발과 프라이버시 단체의 GDPR 위반 고발 등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페이스북은 영국에서 AI 데이터 프로그램을 수정해 다시 시작했지만, EU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이런 EU의 규제가 이번 공개서한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여러 업체가 서명을 했지만, 자사 서버에서 서한을 호스팅하고 파이낸셜 타임즈에 광고비를 지불한 메타의 지문이 찍혀 있다.

서한의 본문에는 페이스북의 라마 LLM도 언급되어 있다. “텍스트 또는 멀티 모달을 기반으로 하는 라마와 같은 프론티어 수준의 개방형 모델은 생산성을 높이고 과학 연구를 촉진하며 유럽 경제에 수천억 유로의 가치를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없다면 AI 개발은 다른 곳에서 이뤄질 것이며, 유럽은 미국, 중국, 인도에서 누리는 기술 발전의 혜택을 박탈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스팅 서버와 함께 이런 문장은 이번 공개서한이 메타가 다른 서명자들의 승인을 받아 초안을 작성했음을 암시한다. 이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 공개서한이지만, 사실은 메타가 EU와의 대결에서 자사 입장을 얇게 위장한 홍보 캠페인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메타의 글로벌 업무 담당 사장인 닉 클레그는 이 서한을 지지하는 트윗을 올렸다: “오늘날 다수의 선도적인 유럽 기업, 연구자, 개발자가 EU에 데이터 규제에 대한 간소화된 접근 방식을 채택하지 않으면 AI 혁신에서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촉구하고 있다. http://EUneedsAI.com.”

클레그의 트윗에 대해 메타의 접근 방식에 대한 격렬한 비판자인 인시드 AI 커뮤니티의 공동 설립자 로버트 마키에코는 다음과 같이 짧게 답했다.

“당신이 오웰식 이중잣대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슬프다. 마크 저커버그는 여러분에게 묻지도 보상하지도 않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여러분의 데이터와 재산을 영원히 사용할 권리를 원한다. 여기서 '사용자'는 개인, 회사, 브랜드, 국가 등 전 세계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만약 그의 복제품이 여러분의 작품을 대체하게 된다면 그것은 그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분의 문제이다."

반론과 우려의 실질적인 깊이

이번 공개서한에 대한 반론은 EU AI 법과 같은 규정이 AI 개발자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앞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확고한 발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 많은 부분이 미지수인 상태이다.

물론, 공개서한에 서명한 다른 서명자가 느끼는 우려를 모두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우려가 얼마나 깊은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컴퓨터월드가 서명자 중 몇 명에게 연락을 취한 결과, SAP로부터 단 한 곳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았다.

“SAP는 정책 입안자들이 AI 정책에 대해 위험 기반의 결과 지향적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기존 법률을 기반으로 하며 상충하는 요구사항을 중복하거나 생성하지 않는 법적 프레임워크를 개발할 것을 권장한다. SAP의 정신은 유럽의 가치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으며, 시민의 복지를 보호하는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유럽의 혁신 격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현행 EU의 AI 규제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거나 민간 기업에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에 편승하는 듯한 태도를 피한 것이다.

공개서한의 내용에 동의하는 단체나 개인은 메타에 세부 정보를 전송하는 양식을 작성해 “유럽연합의 AI 규제 확실성을 촉구하는 데 동참”하는 서명을 추가할 수 있다. 이런 '서명'이 어떻게 확인될지는 명확하지 않다.
editor@itworld.co.kr

John E. Dunn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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