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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메타버스에서 공간 컴퓨팅까지…애플과 메타의 경쟁과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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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여름의 실적 발표에서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는 최초로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주커버그는 “앞으로 몇 년 안에 페이스북은 소셜 미디어 회사가 아닌 메타버스 회사로 비쳐질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말했다.

지구상의 모든 사이버펑크 SF 마니아가 의문을 가진 순간이었다.
ITWorld

ⓒ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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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공상과학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서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처음 만든 닐 스티븐슨은 메타버서를 사회적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중독성이 강해 사람들이 현실 세계의 삶을 도외시한 채 가상현실(VR) 플랫폼에서 시간을 보내는 기술로 묘사했다. 이 기술은 강력한 기업의 부유한 책임자가 통제한다. 이 메타버스는 사업 계획이 아니라 경고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 10월,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사명을 바꿀 것이며, 앞으로 메타버스가 주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주커버그의 핵심 비전은 가상현실에 기반을 둔 새로운 인터넷이었다. 오늘날 사용자가 인터넷에서 쇼핑하고, 배우고, 엔터테인먼트를 찾는 것처럼, 메타버스 버전에서는 같은 작업을 3D 환경에서 아바타가 수행한다. 물론 VR 세계는 증강 현실(AR)이나 심지어 휴대폰, 태블릿, PC를 통해서도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메타의 근본적인 믿음은 ‘미래는 VR에 있다’였다.

애플의 접근법

애플 CEO 팀 쿡은 2016년에“AR이 매우 확대될 것이다. AR에 비해 VR은 그다지 성장하지 않을 것이고, 향후 우리는 AR 없이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해할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애플은 사용자 기술의 미래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AR에 주력하고 있었다. 반면, 메타는 개인 사용자 기술의 미래를 기대하며 VR을 연구하고 있었다.

애플은 현실 세계에서 직접 일어나는 것과 똑같은 비즈니스 회의, 즉각적인 사회적 상호 작용, 전문가 회의, 가족 모임을 상상했다. 모든 사람은 상호 작용의 맥락에 따라 디지털 정보를 표시하는 애플 안경을 착용하는 미래다.

메타는 비즈니스 회의, 임의의 사회적 상호 작용, 전문 회의, 가족 모임이 메타버스라는 가상 공간에서 일어나고, 모든 사람이 메타 고글을 착용해 사실적인 3D 세계에 몰입하는 것을 상상했다.

애플은 평범해 보이는 안경을 상상했다. 메타는 크고 부피가 큰 헤드셋을 구상했다.

이렇게 다른 두 회사의 성향에 따라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메타는 평범해 보이는 안경을 출시했고, 애플은 크고 부피가 큰 헤드셋을 출시했다.

특히 1년 전 메타는 평범하고 재미없던 레이밴 스토리 안경을 메타 글래스로 교체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일반 레이밴 안경처럼 생겼지만 고품질 마이크, 스피커, 카메라가 내장된 제품이다. 무엇보다도 카메라를 통해 멀티모달 AI를 포함한 AI에 액세스할 수 있었다.

메타는 레이밴 메타 안경의 제품으로서의 성공에 놀랐고, 직접 매력적인 AI 모바일 사용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에 감격했을 것이다.

그리고 1월, 애플은 애플 비전 프로를 출시했다. 애플 비전 프로 하드웨어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자면, 우선 VR 하드웨어이다. 크고 무겁고 부피가 크며, 애플 비전 프로만의 놀라운 비주얼과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AR 경험을 제공하는 VR이다.

애플은 애플 비전 프로를 AR이나 VR로 나누지 않고, 공간 컴퓨팅으로 분류한다고 강조했다. 공간 기능은 애플 비전 프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애플 비전 프로가 주는 증강 현실 느낌은 반투명한 영상으로 구현된다. 사용자는 자신이 서 있는 방을 실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방의 영상을 보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실제로 사용자의 눈을 보는 게 아니라, 눈의 아바타를 본다.

애플은 AR을 만들기 위해 많은 VR 하드웨어가 필요했고, 결국 일반 안경처럼 생긴 공간 컴퓨팅 AR 안경을 판매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기술은 아직 구현되지 않았으므로, 애플의 AR 비전에는 VR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한편 메타는 레이밴 메타 안경처럼 공간 컴퓨팅 비주얼을 갖춘 증강 현실 안경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같다. VR에 예전처럼 흥미를 보이는 것 같지는 않다. 지난 몇 년 동안 수백억 달러의 손실을 입은 메타의 리얼리티 랩 사업부는 최근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프로젝트 나자레의 시작

메타는 메타버스를 크게 확장하는 대신 AR과 AI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프로젝트 나자레(Project Nazare)는 가장 가시적인 희망이다. 주커버그는 이 프로젝트가 진정한 AR 안경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시도라고 설명했다. 메타는 레이밴 메타 안경 같은 외관을 하고,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와 공간 컴퓨팅(물리적 환경과 관련해 가상 객체를 배치하는 것)을 위한 물리적 환경 매핑용 센서를 탑재한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애플 비전 프로와 마찬가지로 나자레 글래스도 실제 인물에 매핑된 홀로그램 아바타와 실시간으로 상호 작용해 얼굴 표정, 입 움직임, 손동작을 보여줄 수 있다.

메타는 애플 비전 프로,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매직 리프를 두고 전문가가 지적한 문제, 즉 좁은 시야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자레는 200~220도의 홀로그램 시야각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카메라를 통해 멀티모달 AI를 사용해 AI 이미지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메타의 프로젝트 나자레와 애플 글래스의 교집합

한편, 애플도 비슷한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은 애플이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는 경량 AR 안경을 개발 중이며, 이르면 2027년에 출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2028년이나 2029년에 출시될 가능성이 더 높다).

애플과 메타 모두 안경의 크기와 비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배터리 크기와 무게는 엄청난 문제이며, 모든 부품의 소형화가 여전히 주요 초점이다.

하지만 두 회사는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때 존재했던 각기 다른 비전은 이제 없는 것 같다.

현재 애플 글래스는 본질적으로 VR 하드웨어이고 메타의 글래스는 홀로그램 이미지를 위한 광 엔진을 빼면 기본적으로는 AR 하드웨어다. 두 회사 모두 일상 생활에서 하루 종일 착용하는 AR 안경이라는 애플의 비전을 목표로 나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인 목적은 언젠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주요 기기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editor@itworld.co.kr

Mike Elgan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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