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보험사 자동차보험 영업손익 추이/그래픽=이지혜 |
자동차보험의 손익이 빠르게 악화하면서 보험사 실적에도 경고등이 커졌다. 빠르면 연내 적자전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보험요율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 하반기 자동차보험 수익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우량 고객 확보를 위해 착한운전 특약, 안전장치 특약 등을 내놨다. 매출 확대를 위해 전기차 전용보험 등 신상품 출시와 함께 지난 7월 자동차 관리 플랫폼인 '카(Car)케어 서비스'를 선보여 서비스 차별화에도 나섰다. 사업비 절감을 위해서는 보상관련 지급되는 손해조사비용 감축과 외부 위탁수수료 등을 줄이고 있다.
현대해상도 우량고객 확보를 위해 새로운 특약을 개발하고 우량고객 대상 할인율을 확대하고 있다. 채널 전략도 사업비가 많이 들지 않아 손익에 도움이 되는 온라인 채널과 플랫폼 채널 중심으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 KB손해보험은 티맵과 음주운전 방지 캠페인 등을 통해 손해율을 낮추고 있다. 상반기 보험사 중에서 손해율이 가장 낮았던 DB손해보험은 하반기에도 사업비율과 손해율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2%로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80%를 넘어섰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사업비율도 16.4%로 올라 손해율과의 합산비율이 96.6%에 달한다. 합산비율이 100%을 넘어서면 나가는 돈이 더 많다는 의미로 상품을 팔수록 손해다.
실제로 상반기 12개 보험사 중 7곳은 적자다. 시장점유율의 85.4%를 차지하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도 손익 감소 폭이 크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이 전년보다 각각 52.6%, 45.1% 줄었으며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도 각각 26.2%, 12.9% 감소했다. 3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고 사고건수와 사고당 발생손해액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인건비와 부품값 등 물가상승에 따라 보험금 지급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보험업계는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에 자동차보험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 상반기도 손해율이 좋지 않은데다 보통 하반기에 태풍, 눈, 결빙 등 날씨의 영향으로 사고건수와 건당 청구액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상 기후 현상으로 날씨로 인한 변수가 커져 예측이 더 어려워지는 추세다.
내년에는 보험요율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수리에 들어가는 공임, 부품 재료대, 도색 비용 등이 일제히 올랐고 특히 도색은 친환경 사용 비율을 늘리는 정책 기조 변경에 따라 원가가 더 올라갔다"면서 "점점 더 흑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는 물가 관리 대상에 포함돼 있어 한 번에 올릴 수는 없지만 단계적으로 현실을 반영한 요율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내부적으로 실질적인 원가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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