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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비 안왔으면 어쩔 뻔"…방화 여관 주변 민가·상가 '다닥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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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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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 현장 둘러보는 주민들


지난 21일 새벽 투숙객 3명이 숨진 청주 여관 방화 사건은 당일 비가 오지 않았다면 자칫 더 큰 인명피해를 낳을 수 있는 대형 화재로 번질 뻔했습니다.

여관 주변은 민가 5채와 상가 10여 채가 오밀조밀하게 이어져 있었습니다.

바로 옆 상가 건물과는 불과 20㎝, 뒤편엔 1m 간격을 두고 또 다른 상가 건물이 있는 구조였습니다.

폭 2.5m의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엔 70대 박 씨(여) 노부부가 살고 있는 민가가 있었고, 뒤편 상가 건물엔 건물주 아들(20대)이 기거했다고 합니다.

당시 4층짜리 여관 1층 출입문 부근 단열재 더미에서 방화로 시작된 화재는 1층을 모두 태우고 목재 천장을 따라 삽시간에 여관 건물 2층까지 번졌습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약 50분 만에야 큰 불길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여관엔 스프링클러 조차 없었던 탓에 연소 확대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입니다.

1985년 사용승인이 난 이 여관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화재는 이 지역에 내린 시간당 10㎜ 안팎의 빗줄기가 아니었다면 인근 건물로 번질 위험이 컸습니다.

불이 시작된 여관 출입구 앞에서 A 씨 집 담벼락까지 줄기를 늘어뜨리고 있던 나무에 불이 옮겨붙었다면 박 씨 부부 또한 화마를 피하지 못할 뻔했습니다.

당시 나무 줄기는 촉촉히 젖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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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뒤편 가스통이 노출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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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는 "남편이 깨워 나와보니 집 방향으로 난 여관 출입문에서 거대한 화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면서 "평상시 같았으면 나무 줄기를 타고 불이 번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직도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여관을 바라보고 있는 뒷편 상가 건물 입구 쪽에는 가스 밸브와 연결된 50㎏짜리 LPG 2통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었는데, 소방당국이 초기에 해당 방면의 화재를 신속히 진화하지 못했다면 이 또한 대형 화재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지난 21일 오전 1시 44분 이 여관에선 40대 A 씨가 출입문 단열재 더미에 불을 내 투숙객 3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이 여관에서 장기 투숙을 해온 A 씨는 최근 여관 주인이 바뀐 뒤 투숙비를 문제로 새 주인과 다투고 퇴거 당하게 되자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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