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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고려아연 금융부채, 최윤범 대표 출범 이후 7.2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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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뉴스

[제작=필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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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의 금융부채 등 재무건전성을 둘러싸고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공방이 치열하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의 금융권 차입 부채는 최윤범 회장이 대표이사로 처음 취임한 2019년 41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 4110억원으로 35배 증가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같은 시점 순현금 2조 5000억원과 이후 유상증자·자사주 처분으로 조달한 1조 3000억원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이 잘못된 투자를 하면서도 이사회가 작동하지 않는 기업 거버넌스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꿔야 한다며 공개매수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에 맞서 고려아연 측은 "당사의 유동성을 평가절하하기 위해 악마의 편집을 했다"며 "모든 수치를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 측은 "6월 말 연결기준 당사의 현금은 2조 1277억억원, 총차입금은 1조 3288억원으로, 총차입금을 모두 상환해도 7989억원이며 이같은 순현금 상태는 12월 말에도 유지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20일 "고려아연이 2019년 이후 38개 투자사 중 30개에서 순손실이 났다"면서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부채 규모가 아니라 부채 증가의 속도이며 단기간 내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기업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재반박했다.

이처럼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는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며 공세에 나서는 등 객관적인 수치 비교가 불가능해 투자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는 회계 기준의 기간과 대상 항목이 어느 정도 명확히 규정되어 있어 비교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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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고려아연이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지난 2018년 말 별도기준 금융부채는 2548억원으로 나타났다.

최윤범 당시 부사장은 다음해인 2019년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고, 이후 대표이사 회장 직을 맡은 후 현재는 사내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고려아연의 금융부채는 2019년 말 3448억원, 2020년 말 6284억원, 2021년 말 8940억원, 2022년 말 1조 3493억원, 2023년 말 1조 223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는 1조 8222억원으로 급증했다. 구체적으로는 △매입채무 및 기타채무 1조 1078억원 △단기차입금 7118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10억원 △장기차입금 16억원 등으로 되어 있다.

이는 지난해 말 금융부채 내역인 △매입채무 및 기타채무 8352억억원 △단기차입금 3854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10억원 △장기차입금 21억원과 비교할 때 매입채무 및 기타채무에서 2726억원, 단기차입금에서 3273억원 불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을 볼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금융부채는 최윤범 회장이 지난 2019년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5년여만에 7.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의 부채비율도 재무건전성을 볼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고려아연의 지난 2018년 말 별도기준 재무상태는 자본총계 5조 9774억원, 부채총계 4771억원으로 부채비율이 7.98%에 머물렀다.

하지만 5년여가 지난 올해 6월 말 별도기준 재무상태는 자본총계 8조 8488억원, 부채총계 1조 9943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2.54%에 달한다.

이 기간동안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이 약 2.8배 높아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면 재무건전성이 위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아직 재무건전성이 양호하지만 최윤범 대표이사 취임 이후 부채비율이 높아지면서 재무상태가 악화됐다는 지적 또한 타당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고려아연의 올해 6월 말 기준 연결기준 재무상태는 △현금및현금성자산 9382억원 △단기금융기관예치금 2615억원 △단기투자자산 9280억원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 7453억원 △재고자산 3조192억원 등으로 유동자산이 6조1273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에 자산을 팔아 현금화 할 수 있는 돈이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될 양상을 보이면서 양사가 제시하고 있는 각종 지표들이 보다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나의 잣대로 비교 가능토록 하는 방안도 절실한 실정이다.

양사가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면서 공세에 나선다면 자칫 투자자들의 판단에 혼선을 가져올 수 있고, 결국 그 피해는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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