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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데이터센터 지을 곳 없나요”… 글로벌 빅테크, 영국·스페인·베트남 찾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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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일러스트=챗GPT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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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역을 물색하고 나섰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때 전기요금과 탄소배출권, 부동산 임대료 등이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빅테크들은 탄소배출량을 절감할 수 있는 영국, 전기요금이 저렴한 스페인, 임대료가 저렴한 베트남 등에 데이터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 AWS·MS·구글,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 각축전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AWS는 지난 10일(현지시각) 영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결정하고, 2028년까지 80억파운드(약 14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AWS는 늘어나는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투자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AWS는 2016년 영국에 처음으로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을 시작했고, 이후 점진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MS는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 내년까지 21억달러(약 2조8146억원)을 투자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데이터센터는 현지 기업에 인공지능(AI)·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 분석, 사이버 보안에도 활용될 방침이다.

구글은 베트남 호치민시에 5억달러(약 6702억원)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인구가 1억명에 달하는 데다, 디지털 서비스 수요가 늘며 자회사인 유튜브가 급성장한 것이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라클은 지난 4월 일본에 80억달러(약 11조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증설하기로 했다. 오라클은 현재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도쿄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증설할 것으로 보인다.

◇ 데이터센터 운영에 유리하 英·스페인·베트남 각광

구글이 지난 6월 발표한 연례 환경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13% 늘어난 1430만톤(t)에 달했다. MS도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이후 탄소배출량이 29% 증가했다고 밝혔다. 탄소배출량이 늘면 다른 기업이나 기관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2022년 기준 데이터센터는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비중이 4%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큰 재생에너지 시장 중 하나다. 2020년 기준으로 풍력, 태양열, 바이오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전체 전력 소비량의 43%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1조kWh(킬로와트시)의 전력 생산에 성공했다. 이는 데스크톱을 2억대 넘게 가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일본도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 일본은 2022년 전체 전력 소비량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을 26%까지 늘렸고, 2030년에는 38%까지 늘릴 방침이다.

스페인도 연간 총 발전량의 50.3%인 13만4321기가와트시(GWh)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정도로 관련 시장 규모가 크다. 다른 유럽 국가보다 전기요금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올해 기준 스페인의 전기요금은 1kWh당 24.1유로센트(약 344.63원)로, 유럽 지역 평균(28.3유로센트)보다 낮은 수준이다.

베트남은 부동산 임대료가 인접국인 인도네시아나 태국보다 20~30%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술 인프라가 확장되면서 IT 인력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동남아시아의 중앙에 위치해 있어 통신, 해저 케이블 네트워크를 활용하기에도 적합하다.

채효근 IT서비스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클라우드나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객사가 많아지면서 이를 수용하기 위한 데이터센터도 많이 필요하다”면서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와 비용 절감 경쟁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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