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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계 집단행동 불참 의사와 의대생 명단을 SNS 등에 게시한 사직 전공의가 20일 영장실질심사 후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오고 있다.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사직 전공의를 두고 의사 사회가 전공의 '탄압'이라며 두둔하는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구속된 전공의를 면회한 뒤 돕겠다고 나섰고, 다른 의사단체들은 전공의가 인권유린을 당했다며 집회를 열거나, 블랙리스트를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성명을 잇따라 냈습니다.
의협회장 "유포자=피해자"…의사단체 "블랙리스트는 저항 수단"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행동 등에 참여하지 않은 의사들의 신상 정보를 담은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게시한 사직 전공의 정 모 씨가 구속된 뒤 의료계는 '구속 전공의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어제(21일)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정 씨를 면회한 뒤 취재진에게 정씨를 '피해자'로 지칭하면서 "철창 안에 있는 전공의나 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당한 전공의나 그 누구라도 돕겠다는 게 협회의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구속된 전공의와 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입은 분들 모두가 정부가 만든 피해자"라며 "정부가 의사들 사이를 다 결딴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경기도의사회는 어제(21일) '전공의 구속 인권 유린 규탄'을 주제로 집회를 열었습니다.
경기도의사회는 "투쟁과 의사표현의 자유는 자유민주국가의 기본 요소이고 이런 정도의 소극적 의사 표현조차 말살하는 것은 북한 수준의 인권 유린"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시의사회 역시 성명에서 블랙리스트 유포를 "정부의 초법적 조치에 대한 저항 수단"이라며 정 씨 구속에 반발했습니다.
블랙리스트 작성 전공의 면담한 임현택 의협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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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사회 자성론 많지 않아…피해 의사 대인기피증 보이기도
블랙리스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만 의사 사회 내부에서 자성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습니다.
의사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구속된 전공의를 두둔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며 그를 돕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 유포의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해자를 돕자는 목소리만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익명의 한 의사는 "의사 커뮤니티는 기울어진 운동장 같다.
블랙리스트에 동조하며 제보하는 식의 목소리가 다수며 (블랙)리스트에 올라온 사람은 숨어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블랙리스트의 피해자 가운데는 신상이 공개돼 대인기피증을 겪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공의·의대생서 응급실 의사까지 확대…대화 국면마다 소통 막아
이번 의정 갈등 상황에서 블랙리스트는 정부가 유화책을 내놓으며 복귀나 대화를 요청할 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으로 등장해 의료계 내의 소통을 막아 왔습니다.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막으며 의정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습니다.
전공의 집단이탈 상황에서 처음 블랙리스트가 등장한 것은 지난 3월입니다.
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은 전공의들의 신상이 '참의사 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의사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서 공개됐습니다.
미복귀자에 대한 처벌이 가시화되던 지난 6월 말에는 같은 커뮤니티에 복귀 전공의뿐 아니라 복귀 의대생, 전공의 자리를 메우는 전임의(펠로) 등의 명단이 담긴 '복귀 의사 리스트'가 나왔습니다.
한 달 뒤에는 '감사한 의사-의대생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텔레그램 채팅방이 만들어져 의료현장을 지키는 의사들의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이번에 구속된 전공의는 이 블랙리스트를 공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응급실에서 근무 중인 의사의 명단까지 포함된 블랙리스트가 다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블랙리스트는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진들에 대한 조롱과 모욕이며, 개인의 자유의사를 사실상 박탈하는 비겁한 행위라며 엄정 대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지난 18일 그동안 블랙리스트를 유포하거나 근무 중인 의사를 공개 비방한 사례 43건을 수사 의뢰했고, 수사 기관이 3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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