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1 (월)

[게임위드인] 믿을 것은 기존 히트작?…'재활용' 선회하는 게임업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합뉴스

손가락도 집중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3에서 관람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지스타 2023은 총 42개국 1천37개 기업 3천328개 부스 규모로 19일까지 4일간 열린다. 2023.11.16 handbrother@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국내 게임업계가 한때 집중하던 신규 지식재산(IP) 발굴 중심 성장전략을 기존 흥행 IP를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심혈을 기울여 선보인 신규 IP 게임 상당수가 흥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존 작품의 장르·세계관 확장으로 이용자를 끌어들이겠다는 발상이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지난 3일 도쿄에서 개최한 투자 설명회(IR) 자리에서 "우리가 가진 블록버스터 IP를 확장하는 종적 확장과 새로운 IP를 발굴하는 횡적 확장이 있는데, 앞으로 3년간은 종적 확장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장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플랫폼의 신작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넥슨은 해외 자회사가 제작 중인 '아크 레이더스'를 비롯해 신규 IP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으나, 당분간의 핵심적인 매출은 기존 IP 기반 게임에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연합뉴스

저니 오브 모나크
[엔씨소프트 제공]



작년부터 신규 IP 기반 게임 '쓰론 앤 리버티'와 '배틀크러쉬'를 연달아 선보였다 흥행에 실패하며 쓴맛을 본 엔씨소프트[036570]도 결국 신작으로 '리니지' 기반의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를 꺼내 들었다.

그간 천명했던 '탈 리니지' 행보가 돌고 돌아 결국 리니지로 다시 돌아온 셈이다.

지난달에는 '블레이드&소울' 기반의 게임 '호연'을 선보였다. '호연'은 출시 3주가 지난 현재 앱 마켓 일간 매출 순위 30∼40위로 당초 기대했던 성과에는 못 미쳤지만, 매출에는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차기작으로는 '아이온' 후속작 '아이온2',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의 '호라이즌' IP를 활용한 MMORPG 등을 만들고 있다.

그간 자체 IP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넷마블[251270]도 마찬가지다.

넷마블은 올해 구작 '세븐나이츠'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작년 출시한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차기작 '더 세븐나이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일곱 개의 대죄'에 기반한 방치형 게임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를 선보였고, 차기작으로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까지 개발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넷마블이 하반기 주요 신작 라인업으로 꼽은 4종의 게임 중 신규 IP 기반의 게임은 '데미스 리본' 하나뿐이었다.

이밖에 그라비티는 최근 '라그나로크' 시리즈 기반 신작 'THE 라그나로크'를, 웹젠[069080]은 '뮤' 시리즈 신작 '뮤 모나크2'를 선보이는 등 기존 IP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파로 북적이는 게임스컴 2024
(쾰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23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쇼 게임스컴 2024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2024.8.23 jujuk@yna.co.kr



물론 흥행한 자체 IP를 후속작이나 스핀오프로 확장하는 것은 글로벌 대형 게임사들도 늘 택하는 전략이다.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나 SIE의 '스파이더맨' 게임 사례처럼 영화·애니메이션·웹툰에서 빌려온 IP가 게임으로 만들어져 원작에 없던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하기도 한다.

문제는 게임업계가 기존 인기 IP의 '재탕'에 천착할수록 새로운 게임성과 캐릭터를 만들어내려는 혁신 동력은 약해진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한국 게임업계의 해외 입지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중국 게임사들은 소비자들의 선호와 인기 장르 변화를 빠르게 파악해 신규 IP의 대작 게임을 매년 쏟아내고 있다.

한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잘되고 있는 기존 IP에 게임사가 투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너무 거기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시도를 해야 한다"며 "완전히 새로운 게임까진 아니어도, 오래전 사장된 좋은 IP를 발굴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노력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juju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