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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민주노총 본부장→고교 교장으로…조형래 "교육자 사명감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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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교육위원·민주노총 거쳐 다시 학교로…"교육은 정치현장 아냐"

연합뉴스

조형래 경남 고성 철성고등학교 교장
[촬영 김동민]



(경남 고성=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노동자 목소리를 대변하던 민주노총 전 경남본부장이 경남지역 한 사립 고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조형래(57) 전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으로, 그는 지난 1일부터 경남 고성군에 있는 철성고등학교 교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조 교장은 학교법인 수덕학원의 철성고 공모제 교장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해 학교 미래 비전을 제시한 학교경영계획서 작성에 공을 들여 최종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2년간 학교 관리자 역할을 맡게 된 조 교장은 최대 4년까지 근무가 가능하다.

지난 20일 철성고 교장실에서 만난 그는 푸른색 셔츠에 노란 넥타이를 착용한 정장 차림의 밝은 표정으로 기자를 맞았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을 했던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집회나 기자회견 현장에서 주로 청바지와 조끼를 입었던 모습이 익숙해 정장이 어색할 법도 했지만, 교육 철학과 목표 등을 말하는 조 교장의 또 다른 모습에서 과거 교육자로 활동했던 경험이 드러났다.

7만명의 경남 노동자를 위해 투쟁했던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의 발자취에는 지속해서 교육자로 살아온 세월이 역력하다.

그는 1997년부터 2010년까지 창신대학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같은 해 6월부터 2014년 6월까지 경남도교육위원으로 활동했다.

또 경남도교육청에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의회 담당 사무관으로 2년간 행정 경험도 쌓았다.

그는 14년 만에 교육현장으로 돌아온 소감으로 "기대가 가득하고, 교육의원으로 일할 때랑은 완전히 다른 기분이다"며 "학생들에게 '미래와 희망을 어떻게 찾아줄 것인가'하는 고민을 동료 교사와 함께 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부임 3주가 됐는데 기분이 매우 유쾌한 상태"라면서 "교육자로의 사명감이 충만 해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조형래 경남 고성 철성고교 교장
[촬영 김동민]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경험이 교육 관리자 역할 수행에 있어서 특정 이념 편향 등 우려의 목소리가 있을 것 같다는 질문에는 "교육은 정치 현장이 아니고, 학생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곳이다"며 "이념적 편향 혹은 편향된 사고를 교육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인터뷰 내내 그가 강조했던 내용은 '학교는 학생들이 민주주의 주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는 "요즘 이념적으로 편향되게 가르칠 수도 없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그는 과거 경력을 바탕으로 학생, 교직원과 더 소통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확신했다.

그는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으로 있을 때는 도청 등 행정 기관에 노동자 요구를 대변하는 입장을 전달하고, 행정·법적인 요구를 협상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지금은 학교와 학생만 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 경남본부장과 교장은 '경청'이 필수 덕목이자 자신이 잘하는 분야라고 소개했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 교권이 침해되고, 딥페이크 등 청소년 범죄가 확산하는데 대해 "아직 보고받은 사례는 없지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기 내 목표는 지역이 소멸하고,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지역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성고가 교육을 통해 지역 붕괴를 막고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조 교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할 즈음 자신의 집무실 명칭인 '행복공감실'을 가리키며 "학생과 학교 모두가 행복한 공간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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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래 경남 철성고교 교장
[촬영 김동민]


ima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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