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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삐삐 폭탄' 이스라엘, 전술적 승리는 거뒀지만… "출구 전략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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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기습'에 무너졌던 과거 명성 회복" 평가에도
"이스라엘 극우, 장기 계획 없이 전쟁 지속" 회의론
중동 정세 일촉즉발… "중재국 미국도 협상 체념"
한국일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4일 예루살렘 정부 공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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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무기력했던 '이스라엘 안보 실패'를 만회할 만큼의 전술적 성과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벌인 이른바 '삐삐(무선 호출기) 폭탄' 작전에 대한 평가다. 하지만 이 때문에 가자지구 휴전 협상과 중동 정세는 더욱 암울해졌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출구 전략 없이 정치적 생존을 위해 전쟁을 지속하는 이스라엘 극우 지도부가 '무작정 일만 벌여 놓고 있다'는 시각이다.

"전쟁 끝낼 정치적 리더십 부재"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삐삐 폭탄 작전을 놓고 "이스라엘의 기술적 사고가 정교해졌음을, 동시에 정치적 리더십은 전반적으로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군사·기술적으로는 완벽에 가까운 작전이었을지 몰라도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은 찾아볼 수 없다는 취지다.

구식 통신 수단인 무선 호출기를 이용해 상대방의 지휘체계를 마비시킨 이스라엘의 이번 작전은 하마스의 10·7 공격으로 무너진 '군사적 명성'을 완전히 회복한 사건이라는 게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평가다. 헤즈볼라는 물론 이란을 중심으로 한 반(反)미·반이스라엘 '저항의 축'을 상대로 과거 수준의 억지력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이스라엘 지도부가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마스와 연대하는 헤즈볼라를 완전히 무력화하겠다고 공언은 하지만, 지상군 투입 없이는 달성 가능한 목표가 아니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꼬집었다. 이슬람 저항의 축 세력 가운데 이스라엘과 직접 국경을 맞댄 '최전선'이라는 상징성 탓에 헤즈볼라가 쉽게 물러설 리도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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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무선호출기 폭발로 숨진 사망자 시신이 든 관을 옮기고 있다. 베이루트=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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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제거' 외에는 이렇다 할 계획을 내놓지 못한 채 1년 가까이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과 똑같은 상황인 셈이다. 결국 저조한 지지율로 실각 위험에 시달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조기 총선과 부패 혐의 재판을 회피하기 위해 전쟁을 계속 끌고 가려 한다는 비판만 거세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임기 내 가자 협상 체념"


국제사회가 유일한 가자지구 해법이라고 지적하는 휴전 협상은 더 멀어지는 양상이다. WSJ는 미 고위 관리들이 최근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내년 1월까지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내에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타결되기 힘들다는 비관론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미국 관리는 "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것이라는 징후도, 나중에라도 타결될 것이라는 확신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내 '필라델피 회랑' 군 주둔 문제를 놓고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이 이스라엘의 삐삐 폭탄 작전 이후 더욱 어두워졌다는 평가다.

가자지구 협상을 사실상 주도해 왔던 바이든 행정부가 다음 정권에 중동 문제를 넘기고 사실상 '손을 떼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우려가 나온다. 앞으로도 당분간 중동 정세는 살얼음판을 계속 걸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다수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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