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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美 빅컷에도 동결 택한 日ㆍ中 …'엔 캐리 청산' 재현은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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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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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8일(현지시간)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했지만, 곧 이어 열린 중국과 일본 중앙은행은 ‘금리 동결’을 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주요국 중앙은행이 각국의 물가 사정 등에 따라 통화정책에 독자 노선을 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9월 19~20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열린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에서 정책위원 9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당좌예금 정책 잔고 금리)를 0.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BOJ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17년 만에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이어 4개월 만인 7월 회의에선 0~0.1%였던 금리를 0.25%로 깜짝 인상했다.

우에다 총재는 “해외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고 금융자본시장이 계속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경제와 물가 전망이 현실화하면 그에 따라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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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양 디자이너



하지만 BOJ가 연말에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남아있다. 물가와 임금이 함께 오르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날 발표된 일본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해 4개월 연속 BOJ의 목표치(2%)를 웃돌았다. 또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일본 실질임금은 지난 6월과 7월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

우에다 총재는 ”물가 안정 목표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실현을 위해서는 이에 부합하는 형태로 임금이 계속 상승할 필요가 있다“며 ”인력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춘계 노사 협상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임금 인상이 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금리가 극히 낮은 수준이라 물가 목표가 지속해서 실현되면 추가적인 금리 인상과 금융 완화 강도를 조절하겠다는 의미다. BOJ는 올해와 내년, 내후년 물가 전망치를 각각 2.5%, 2.1%, 1.9%로 보고 있다.

BOJ의 ‘금리 동결’ 소식에 이날 일본 증시는 오르고, 달러대비 엔화가치는 하락했다. 일본 증시에서 대형 수출주 중심의 닛케이225 지수는 전날보다 1.53% 오른 3만7723.91에 마감했다. 엔화값은 우에다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점진적 인상’ 발언 이후 달러당 142엔대에서 143엔대로 밀려났다. 시장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값싼 엔화를 빌려 고금리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 추가 청산으로 금융시장에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잦아들었다.



'경기 부양' 필요한 중국은 예상 깨고 ‘동결’



같은 날 중국도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시장의 예상을 깨고 동결을 결정했다. 다만 미 Fed의 빅컷으로 중국이 통화정책에서 운신의 폭이 커진 만큼 4분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다.

20일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85%로, 1년 만기 LPR은 3.35%로 각각 유지한다고 밝혔다. LPR은 중국 20개 주요 상업은행이 최우량 고객에게 적용하는 우대 대출 금리를 의미한다. LPR에 따라 다른 대출 금리도 정해지기 때문에 중국에서 사실상 기준금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중국은 지난 7월 5년물과 1년물 LPR을 각각 0.1%포인트씩 낮추는 깜짝 인하를 단행한 뒤 두 달째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에릭 주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 관리들이 미국 Fed로부터 단서를 찾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7월 금리 인하 효과에 더 많은 시간을 주고 싶었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서 촉발된 내수와 소비 둔화로 올해 중국 정부의 목표인 5% 성장률 달성도 요원한 상황이다. 시장에선 중국이 부진한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금리 인하 등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나마 미 Fed의 빅컷으로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통화정책을 완화할 여유를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싱자오펑호주뉴질랜드은행 중국 수석 전략가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가 중국 고위 당국자들이 검토하고 있는 대규모 부양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4분기 한 번에 대폭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중국이 4분기 LPR을 최소 0.1%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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