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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언론재단, '尹 비판 회견' 하루 전 대관 취소…"살다살다 이런 정권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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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한국프레스센터를 운영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정치 행사'라는 이유로 시민단체의 기자회견 대관을 하루 전날 취소 통보해 '언론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 원로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전국비상시국회의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루 전에 불허를 통보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행태는 언론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한 처사"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재단은 불허 이유가 '정치 행사'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본 단체는 '정치 행사'가 아닌 현 시국에 대한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계획이었다"며 "재단이 운영하는 기자회견장은 국민이나 사회단체들이 자신들의 견해를 기자들에게 밝히고 언론매체를 통하여 일반 국민에게 전달되도록 기능하는 공적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단체는 기자회견 직후 재단 측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단체에 따르면, 이날 '1500인 시국선언'을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4일 재단에 행사계획서와 함께 대관 신청을 했다. 10일에는 재단 담당자로부터 확인 전화를 받고 "시민사회 원로들을 중심으로 현 시국에 대한 견해를 밝힐 계획이다"라고 설명했으며, 구체적인 행사계획서 재작성 요청에도 응했다. 단체는 이후 예약금 입금 및 고유번호증 사본 제출 등 재단이 요구하는 대관 절차를 모두 이행했다.

그러나 재단은 대관 예정일 하루 전날인 19일 단체에 전화로 취소를 통보했다. 재단이 단체에 보낸 대관 취소 공문에는 "행사계획서상으로는 세부적인 내용이 없어 정치 행사라고 판단하지 않아 행사를 접수했으나, 전국비상시국회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행사 내용을 확인한 결과 '프레스센터 관리운영지침'을 위반해 행사장 이용을 취소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프레스센터 관리 운영 지침에는 '창당, 전당대회, 당원교육 등의 정치 행사(제1항제1호)', '기타 재단의 관리 운영 목적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행사(제1항제9호)'의 경우 대관하지 않음을 원칙으로 한다고 돼있다. 재단 측에서 단체의 시국 선언 기자회견을 창당, 전당대회, 당원교육 등의 정치 행사로 간주한 셈이다.

재단의 이같은 대관 취소 처분을 두고 김효재 이사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재단은 윤석열 정권 출범 후 '언론 '장악진흥' 재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이사장의 경우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윤석열 대통령이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에 가담 혐의로 면직 처리한 뒤 방통위 직무대행을 한 바 있다. 방통위 직무대행 당시 김 이사장은 직무대행 중 TV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 및 한국방송공사(KBS) 이사장과 문화방송(MBC)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해임했다. 이후 '언론장악 기술자'라고 불리는 이동관 전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에게 제9대 방통위원장 자리를 내주고, 두 달여 뒤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재단 이사장 취임사에서도 '가짜뉴스' 퇴치를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의 대언론 정책기조를 이어갔다.

재단은 김 이사장 전임인 표완수 이사장 시절부터 이미 윤석열 정권이 지목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출신의 보수 언론계 인사들로 채워졌다. 이에 언론계 안팎에서는 '윤석열 정권이 언론재단을 언론장악의 병참기지로 삼으려고 한다'는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프레시안

▲ 9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각계 1,500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에 김영주 남북평화재단 이사장(왼쪽부터), 권영길 전 국회의원, 황석영 작가,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김상근 전 KBS 이사장 등 각계 원로들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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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측으로부터 대관을 거절당한 단체는 이날로 예정됐던 시국선언을 프란치스코 회관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황석영 작가,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부영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김상근 전 한국방송공사(KBS) 이사장 등 사회 각계 원로들이 참석했다.

황 작가는 "살다 살다가 이런 형태의 정권을 본 적이 없다"며 "흔히들 이 정권(윤석열 정권)은 '삼무(三無) 정권'이다. 무도하고 무식하고 무능한 그런 정권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나라가 정말 그야말로 총체적인 위기에 지금 도달해 있다"고 했다. 이어 "이제 2년 반 됐는데 어느 것 하나 위기가 아닌 것이 없다"며 "이 다음 정부가 들어온다 할지라도 이렇게 잘못 저질러 놓은 것을 바로잡고 고치고 하는데 몇 년이 또 허비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작가로서의 감이고 위안인데, 아마 이 정권은 2024년을 넘기지 못할 것 같다. 반드시 그렇게 하자"고 덧붙였다.

단체는 윤석열 정권에 대해 "국가 기강을 허무는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생명을 잃고 민생이 피폐해져도 대통령은 외면하고 있고 친일·매국 역사 쿠데타로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폭압적이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즉각 퇴진시키자"고 주장했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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