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 설명도 엇갈려
민주당 복기왕 “하면 상처 입는 건 윤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이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2024.09.19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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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전날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20일 여당 내에서도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여당 내 소장파인 김재섭 의원은 “김 여사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분을 부인하긴 어렵다”며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은 것은 “궁여지책”이라고 했다. 반면 대통령실 출신의 강승규 의원은 “김 여사 사건을 정치쟁점화하려는 민주당 의도를 알기 때문”이라고 전략적 선택임을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여사 건을 두고 찬반 토론을 하는 것이 여당의 손해여서 안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김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고 본회의 표결을 ‘보이콧’한 여당의 전략에 대해 “만약 필리버스터를 하게 되면 법적으로 이게 옳지 않다, 위헌적이라고 강조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김 여사가 명품백을 수수했던, 도덕적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내용들을 부인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면 필리버스터의 효과가 반감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여사 특검법에 어떤 반대 논리여도 힘을 좀 안받게 된다”며 “궁여지책이다. 솔직히”라고 말했다. 그는 필리버스터를 했으면 참여했겠냐는 질문에 “법리적으로, 제도적으로 나쁜 점을 지적하면 충분하지 제가 필리버스터까지 나가서 할 그런 건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반면 강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민주당의 노림수를 저희가 잘 알기 때문”이라며 “필리버스터를 하면 민주당이 면책특권을 이용해 24시간 멈추지도 않고 끊임없이 없는 죄, 있는 죄 갖다붙여서 김 여사 특검법을 정치쟁점화하려는 것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수당의 입법저지라는 목적이 역이용당하는데 야당의 얄팍한 전술에 우리가 협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현실적으로는 필리버스터를 해도 24시간 내에 종결되는 측면이 있고, 두 번째로는 지난 번에 (전날 함께 통과된) 채 상병 특검법은 이미 필리버스터를 해서 똑같은 얘기를 두 번씩 되풀이하는 것들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세 번째는 김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서 국회 본회의장이 오히려 김 여사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그냥 공개적으로 확산시켜주는 그런 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측면을 고려했을 때 당대표와 원내대표 두 분의 상의도 하고 의원들 얘기를 들어서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했다.
야당은 여당이 김 여사 언급으로 인한 정치적 손해를 피하려 했다고 분석했다. 복기왕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필리버스터를 한다고 했을 때 상처를 입는 쪽은 윤석열 대통령 쪽일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 여사 찬반 필리버스터를 할 때 정치적인 손해가 누구에게 가겠나”라며 “그런 판단 속에서 (필리버스터가 아니라) 본회의 거부로 맞선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S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입장에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뿐만 아니라 양평고속도로, 명품백, 거기에 이제 공천 개입 녹취가 나올락말락한 상황인데, 지금 김 여사 특검법 반대 토론을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면책특권 대상이기 때문에 필리버스터 들어갔을 경우 여러 의혹 제기들이 순식간에 나올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야당에게 좋은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겠다는 여당의 전략과 더불어 아마 의원님들도 솔직히 할 말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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