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도 결이 있다는 사실, 아셨나요? 누구나 할 수 있는 무생채지만, 무를 세로로 자르기만 해도 쉽게 부러지지 않도록 하면서 아삭한 식감을 낼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자영업자를 위한 전문 레시피를 전수하는 크리에이터 '맛연사'(구독자 43만명)' 신희용 씨는 31년 경력의 요식업계 베테랑이다. 약 5년 전 유튜브에 업소용 레시피를 소개한 것이 주목받고, 소속 MCN '모노라이트'의 김성수 대표와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전업 크리에이터로서 활동하게 됐다.
신희용 크리에이터. [자료:카페24] |
지금까지 맛연사 채널에 게시된 영상 수는 누적 1500여개에 달하고, 수백·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도 많다. 맛연사 채널의 가장 큰 차별점과 강점은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경험이다. 신 씨는 19세에 요식업계에 입문한 이후 요리사, 프랜차이즈 슈퍼바이저 등으로 근무하거나 직접 다양한 아이템으로 사업을 운영한 경험도 있다.
채널명인 맛연사도 23년전 신 씨가 카페 '맛을 연구하는 사람들'에서 운영자로 활동할 때, 사람들이 줄여 부르던 것에서 유래했다. 무생채 같은 '기본 반찬'을 하나 만들더라도 시청자로부터 '맛연사는 다르다'는 평을 받는 비결이다.
신 씨는 “오랜 요식업계 종사 기간 동안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록해 둔 레시피만 8000여개가 넘는다”며 “업소용 레시피를 접한 시청자로부터 신선하다는 반응을 받으며 하루에 1만명 가까이 구독자가 늘어 유튜브 초기에 약 1년 넘는 기간 동안 하루에 하나씩 영상을 만들어 올리면서 빠르게 채널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누구나 자신과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도록 전자저울을 활용해 1그램 단위로 철저하게 계량한 레시피를 전수하는 것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신 씨는 “일반적인 레시피 콘텐츠에서는 편의를 위해 '한 스푼'처럼 계량을 표기하기도 하지만, 업소용 레시피는 불의 세기, 조리 순서는 물론 재료 단 몇 그램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특히 정확한 계량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맛연사 채널은 김성수 대표와 협력해 커머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는 물냉면·코다리냉면 밀키트와 자영업자가 활용하기 좋은 '불비빔장' 양념 등을 함께 개발해 선보였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는 신 씨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1년여 간 연구하며 30분이 지나도 불지 않는 면과 최적의 동치미·고기 육수 조합법을 개발했다.
특히 카페24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를 개설해 콘텐츠 시청자에게 자연스럽게 상품을 소개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안내하면서 냉면 제품의 매출이 매월 2배씩 성장하고 있다.
신 씨는 “콘텐츠 내에서 직관적으로 제품을 노출하고, 판매할 수 있어 제품에 관심 있는 소비자의 구매 여정을 단축시킬 수 있다. 이것은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며 “자영업자 대상 판매도 활발해 현재 전국 300개 이상 음식점에서 맛연사 냉면을 활용해 영업을 하고 있고, 우리 냉면 도입 이후 고깃집인데 냉면을 먹으러 더 많은 손님이 온다고 하는 분도 계셨다”고 설명했다.
맛연사 채널은 항상 소속사와 함께 연구하며 새로운 콘텐츠 형식을 고민한다. 최근에는 시청자와 소통하기 위해 라이브 스트리밍에도 도전하고 있다. 1시간 남짓한 시간에 요리의 전 과정을 가감없이 전부 보여주면서 실패가 전혀 없어야하므로, 요리 크리에이터 계에서는 웬만한 내공으로는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로 통한다.
신 씨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구독자와 소통하니 재미있고, 시청자분들도 마치 '전수창업'처럼 비결을 하나하나 전수받는 느낌이라 좋다는 피드백이 많다”며 “특히 삶고 끓이고 찔 때, 반드시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있는데 유튜브 쇼핑으로 판매 중인 상품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니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신상품 개발도 한창이다. 점차 떠오르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한층 더 간편해진 조리 과정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유튜브 채널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분말 조리법'을 활용했다. 연내에 각종 재료를 추출해 만든 '분말'을 최적의 비율로 섞어 이를 물에 풀면 누구나 전문점 맛을 낼 수 있는 분말·액상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신 씨는 “분말을 조합해 맛을 내는 조리법은 내가 최초로 개발해 유튜브에 선보였고, 이후 TV 예능 방송 등을 통해서도 대중에 널리 퍼져있는 상태라 좋은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라며 “K-푸드 열풍에 따라 해외 교민들도 한식 사업을 위해 우리 방송을 많이 보는데,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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