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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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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발사 미사일 ‘초대형 탄두’ 장착 추정···HEU 생산 시설 공개 이어 ‘무기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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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초 ‘화성-11다-4.5’ 발사의 연장선

앞서 자폭 무인기·240㎜·600㎜ 방사포 성능 개량

“‘핵탄두와 핵 실어나를 무기 보유’ 보여주기 의도”

경향신문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18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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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8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두 발을 발사했다. 지난 7월 초 실시한 ‘초대형 탄두’ 장착 시험 발사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HEU) 생산 시설을 공개한 지 닷새 만이다. 지난달 중순 압록강 수해 복구 작업이 일정 부분 완료된 이후 2025년 초까지 핵을 포함한 무기를 고도화한다는 계획 이행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50분쯤 평안남도 개천시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SRBM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두 발의 탄도미사일은 함경북도 청진시 앞바다를 향해 약 400㎞를 비행했다. 미사일은 시험 발사에서 자주 타깃으로 사용되는 무인도인 피도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발사된 미사일에는 초대형 탄두가 장착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월 1일 황해남도 장연군 일대에서 ‘화성-11다-4.5’라고 명명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두 발 발사했다. ‘화성-11다’는 ‘화성-11가’(KN-23·일명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개량한 것이다. 북한은 당시 “4.5t급 초대형 탄두를 장착”했다고 주장했다. 최대 사거리 500㎞와 최소 사거리 90㎞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면서, 7월 중에 250㎞ 발사 시험을 하겠다고도 했다.

반면 군 당국은 북한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판단했다. 북한이 쏜 미사일 2발 중 1발은 실패했다고 봤다. ‘최소 사거리 발사 시험’이라는 북한의 주장은 발사 실패를 둘러대기 위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4.5t급 초대형 탄두 장착 주장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합참 측은 당시 ‘화성-11’형 계열의 미사일 탄두 중량은 500kg~2.5t으로 보고, “이를 4.5t까지 늘린다는 건 이론상으로 가능하지만 기술개발과 시험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북한이 압록강 수해 복구 작업에 국가적 역량을 동원하면서, 초대형 탄두 발사 시험이 늦춰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말 수해가 발생한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중순까지 수재민에게 지원 물자를 나눠주는 등 아홉 차례 수해 관련 행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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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지도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해 비약적인 성과를 낼 것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3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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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복구 작업이 일정 부분 완료된 이후 김 위원장은 무기 성능 개량에 열중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무인기(드론) 관련 시험 참관을 하며 처음으로 자폭용 드론을 공개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새로운 유도 기능이 추가된 240㎜ 방사포(다연장로켓)시험 사격 참관했다. 지난 12일 600㎜ 초대형 방사포 시험 발사에서는 성능이 향상된 신형 방사포차량(이동식발사대·TEL)을 선보였다.

지난 13일에는 핵탄두의 재료인 고농축 우라늄(HEU)을 생산하는 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원심분리기를 늘리라고 주문하면서 “이미 완성 단계에 이른 새 형의 원심분리기 도입 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더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심분리기는 우라늄가스(육불화우라늄)를 극한의 속도로 회전시켜 핵분열 물질인 U-235를 추출하는 장치다. 핵무기는 U-235 비율이 90% 이상인 우라늄으로 만들 수 있다.

이를 두고 대선을 앞둔 미국 당국의 주목을 이끌고 추후 협상 국면에 대비해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향후 미국과 협상에서 핵보유국 지위에서 비핵화가 아니라 핵 군축을 논의해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는 의미다.

북한이 2025년 1월까지 핵을 포함한 무기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을 촘촘히 이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초대형 핵탄두·1만5000㎞ 사격권 내 타격명중률 제고 등을 이루겠다는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 체계개발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개년 계획상 남은 성능 개량 실험은 수중 및 지상 고체연료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잠수함과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 등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우리가 충분한 핵탄두와 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의 SRBM 발사 직후 대통령실은 인성환 국가안보실 제2차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정부는 강력한 힘과 한·미 동맹 및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억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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