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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K게임 현주소③] "즈큥도큥"…AI 실험실서 탄생한 NPC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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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AI와 게임의 융합'…목소리로 마법 쏘고, AI와 추리한다

신작 '인조이' 개발중…실제 사람과 게임하는 것 같은 '지능형 캐릭터'

AI가 여는 게임의 신세계…AI로 개발 편해졌지만, 경계의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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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육성으로 마법 주문을 외쳐 보세요. 즈큥도큥 바큥부큥~"

크래프톤 산하의 렐루게임즈가 인공지능(AI) 음성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이다.

'마법소녀 루루핑'은 3명의 개발자가 AI 기술과 창의력을 더해 내부 데모 버전까지 단 1개월 만에 만들어낸 게임이다. 게임 내 모든 그래픽 요소는 생성형 AI 기술을 사용해 1명의 개발자가 제작을 전담했다.

이 게임은 이용자가 마이크 입력 장치에 육성으로 마법 주문을 외쳐 상대방과 전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렐루게임즈가 자체 개발한 AI 음성 인식 기술이 목소리의 크기, 발음, 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과값을 주문의 데미지로 계산한다. 더 많은 데미지를 입혀 상대방의 정신력을 먼저 고갈시켜야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

렐루게임즈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마법 주문을 외치는 자신의 낯선 모습을 바라보며 잊지 못할 충격과 함께 유쾌한 웃음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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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추리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도 출시했다. 렐루게임즈가 오픈AI의 대화형 AI 서비스 GPT-4o(포오)를 자체 기술로 게임에 맞춤 적용했다. 기존 선택지형 추리 게임과 달리 자연어 처리 기반의 자유로운 채팅을 통해 사건의 용의자를 심문하고 증거를 파헤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게임 속 용의자들은 단순히 이용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수준을 넘어, 각자 개성이 부여된 말투로 실제 사람과 채팅하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용의자들은 모호한 진술을 하거나 진술을 번복하기도 한다. 이용자는 용의자들의 진술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가려내야 하며, 날카로운 질문으로 사건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답변을 획득해야 한다.

최근엔 크래프톤의 딥러닝 본부에서 자체 개발한 텍스트 음성 변환(TTS) 모델 '디토(DiTTo)'를 게임에 적용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실제 사람의 음성과 매우 흡사한 수준의 AI 음성을 제공한다. 이제 용의자들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기존의 텍스트와 함께 AI 음성으로도 제공하게 된다. 현재는 영어 음성만 제공하며 추후 한국어를 포함한 다양한 외국어도 AI 음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규선 렐루게임즈 PD는 "TTS와 LLM의 통합 연계로 더욱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을 게임 내에 구현해 강렬한 몰입감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디토는 AI와 게임의 융합이라는 목표를 향한 출발점이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크래프톤은 AI 기술을 활용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를 개발 중이다. 먼저 공개한 '인조이: 캐릭터 스튜디오'에서는 이용자가 아바타 '조이'를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할 수 있다. 캐릭터 스튜디오 오픈 후 자체 UGC 플랫폼 '캔버스'에는 이틀 만에 약 10만 개가 넘는 창작물이 만들어졌다.

크래프톤은 '인조이' 개발에 AI를 활용해 이미지 생성, 3D 오브젝트 생성, 대화 스토리 생성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모션 생성도 개발할 예정이다.

'인조이' 이용자는 생성형 AI 기술을 사용해 캐릭터의 의상과 소품, 가구 등 집안 곳곳에 적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무늬 패턴을 제작할 수 있다. 또 '3D 프린터' 기능을 통해서 2D 이미지를 업로드해 게임 내에 배치할 수 있는 3D 물체로 렌더링할 수 있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공간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또한 크래프톤은 아바타 '조이'의 정신 상태에 따른 행동 결정을 AI의 도움을 받아 개발할 계획도 검토 중이다.

이미 크래프톤은 '버추얼 프렌드'라는 AI 기반 게임 캐릭터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다. 사용자에게 마치 실제 친구와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개발 중이다. 게임 캐릭터(NPC)가 단순히 미리 정해진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행동에 적응하고 학습할 수 있는 지능적인 존재로 진화하는 것이다.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물론, 게임 상황에 따라 적절한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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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진화하는 게임 산업…경계의 목소리도


이처럼 생성형 AI 기술이 날로 발전하면서 게임 산업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게임 개발 환경은 물론, 이용자들의 게임 플레이 방식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크래프톤 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는 게임 품질 향상, 개발 시간 단축,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 개척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앞으로도 AI 기술을 활용한 더 많은 게임과 서비스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사 최초로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 '바르코(VARCO)'를 공개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AI 창작 도구인 바르코 스튜디오를 개발했으며, 이는 아트, 텍스트, 오디오, 그래픽, 아바타 제작 도구로 구성돼 있다.

넥슨은 2017년에 인텔리전시 랩스를 설립해 AI, 딥러닝, 머신러닝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한 슈팅 게임 '더 파이널스'에서 AI 생성 음성을 사용하는 등 게임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넷마블은 AI 기술을 활용해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용자를 단속하는 등 게임 내 불편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얻고 있다. 또 게임에서 악용되는 프로그램을 차단하거나, 게임 서비스 운영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다만 AI 기술을 게임 개발에 활용하는 사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AI 도구 사용이 늘어나면서 저작권 침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에 글로벌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 운영사 밸브(Valve)는 스팀 내 AI 기반 에셋으로 개발된 게임을 판매 금지하겠다고 밝혔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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