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고려아연 경영진 압박 속도 와중에
울산시의회 "울산 고용시장 악영향 뻔해" 우려
양측 대결 속 '지분 7.6%' 국민연금 의중 촉각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각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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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장 이어 시의회까지 성명
울산시의회는 김종섭 의장 직무대리를 비롯한 시의원 22명 명의로 17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은 50년간 울산시민과 함께 한 향토 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이라며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온산제련소를 두고 있다.
시의원들은 “적대적 M&A로 중국 자본에 넘어가게 되면 울산 고용시장과 시장 질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투기 자본은 일자리를 창출하지도, 고용을 유지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어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 유출과 이차전지 분야 해외 공급망 와해는 물론이고 자칫 고려아연이 중국계 회사에 팔려나가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더욱 앞선다”며 “지역 정치권과 힘을 모아 지역 기업 지키기에 의정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지분 7.6%’ 국민연금 의중 촉각
시의회에 앞서 김두겸 울산시장은 전날 성명을 내고 “지역 상공계와 힘을 모아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치고 120만 시민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번 사태를 두고 “단순한 기업간 갈등이 아니라 기간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했다.
울산 정가의 이같은 개입은 사실상 손발이 묶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추후 대응이 주목 받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최 회장은 현대차, LG, 한화 등 주요 우군들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더불어 정부 등을 상대로 물밑에서 도움을 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계적인 비철금속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간산업을 영위한다는 점을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한 인사는 “만에하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고려아연과 협업 중인) 현대차, LG화학, 한화 등 주요 기업들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LG화학은 고려아연과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생산 공장을 최근 완공했다. 현대차와 한화는 이차전지 소재 확보 등에서 협업하고 있다.
다만 민간 기업의 M&A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까지 나서는 것은 다소 과하다는 지적 역시 있다. 특히 120만 시민 주식 사주기 운동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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