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제기한 ‘프로젝트 2025’와의 연관성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10일(현지시간) 오후 9시부터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미국 대선 TV 토론은 두 후보가 첫 공개 설전을 벌인 자리였다.
‘프로젝트 2025(Project 2025)’ 또는 ‘2025년 대통령 교체 프로젝트(2025 Presidential Transition Project)는 2022년 미국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차기 보수 행정부, 즉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대비해 세운 구상이자 계획이다. 이 재단은 대선 시즌마다 보수 정권을 위한 정책 제언집을 발간해 왔다.
맨데이트 포 리더십 2025(Mandate for leadership 2025) [사진출처=프로젝트 2025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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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것은 지난해 4월 내놓은 922쪽 분량의 최신판 ’맨데이트 포 리더십 2025(Mandate for leadership 2025)’이다. 이 책은 프로젝트 2025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프로젝트 2025는 '정책, 인물, 훈련, 전략(플레이북)' 등 네 가지 기둥(4 Pillars)으로 구성된다. 이 기둥을 통해 행정부 대거 개편, 대통령 권한 확대, 보수적인 기독교적 가치관 주입 등의 계획을 빠르게 구현할 180일 전환 전략을 밝혔다.
문장과 내용이 공세적이고 급진적인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이 책의 앞장인 ‘프로젝트 2025에 대한 참고 사항(A Note On “PROJECT 2025”)’부터 “우리의 목표는 정렬된, 검증된, 훈련된, 준비된 보수주의자들의 군대를 모으는 것이다. 첫날부터 행정부를 해체하기 위해 일하러 간다”고 밝혔다. 정당이나 정치 단체가 정권을 되찾기 위해 혹은 되찾은 뒤 정책을 계획하는 것은 통상적이지만, 프로젝트 2025는 이처럼 극단적이고 거침없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를 해체하고 프리 뱅킹(free banking)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프로젝트 2025에 참여한 트럼프 행정부 참모 출신의 폴 윈프리는 “프리 뱅킹은 안정적이고 건전한 통화와 강력한 금융시스템을 가져올 것”이라며, “차기 행정부는 금본위제로의 복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케줄 에프(F)’의 부활도 눈에 띈다. 스케줄 F는 공무원을 언제든 해고할 수 있도록 만든 행정명령이다. 2020년 트럼프 행정부가 실행했다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폐기됐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공무원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인물로만 채워 넣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또 법무부와 FBI의 대통령 직속 이관, 바이든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행정명령 무효화 등 수많은 정책에 대한 제언을 담고 있다.
대선후보 TV 토론 지켜보는 미 시민들 [사진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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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TV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는 프로젝트 2025라는 위험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분은 오래된 낡은 플레이북, 수많은 거짓말, 불만, 욕설 등을 듣게 될 것"이라며 "이는 프로젝트 2025라는 위험하고 상세한 플레이북"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건 내 소관 밖이며, 나는 읽지도 않았고 읽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프로젝트 핵심 의제의 저자 37명 중 27명은 트럼프 행정부 또는 그의 측근 출신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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