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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프란치스코 교황, 해리스·트럼프 향해 "둘 다 생명에 반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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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낙태권 수호, 트럼프 반이민' 지적
"투표는 반드시 해야... 덜 악한 쪽 선택"
중국 향해선 "가톨릭 교회 약속이자 희망"
한국일보

프란치스코 교황이 13일 싱가포르의 한 가톨릭 고등학교에 도착해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싱가포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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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를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임신중지(낙태) 권리 보호 주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이 생명을 중시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A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아시아·오세아니아 4개국 순방을 마친 뒤 이탈리아 로마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미국 가톨릭 유권자들에게 조언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이민자를 쫓아내는 사람과 아이들을 죽이는 것을 지지하는 사람, 둘 다 생명에 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두 후보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교황은 "이주는 성경에 명시된 권리이며, 나그네를 환대하라는 성경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중대한 죄를 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낙태에 대해서도 "인간을 죽이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이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표는 반드시 해야 하며, 유권자들은 두 가지 중 덜 악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며 "(그런데) 누가 덜 악할까? 저 여성(해리스) 또는 저 남성(트럼프)? 나는 모르겠다. 양심이 있다면 누구나 (잘)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도 "미국과 멕시코 국경 간 장벽 세우기를 원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가톨릭 신자가 아니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을 비판했다. 2018년에는 "낙태를 선택하는 여성은 문제 해결을 위해 청부살해업자를 고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교황은 중국에 대해 "가톨릭 교회의 약속이자 희망"이라며 방중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1951년 교황청이 대만을 공식 정부로 인정하자 바티칸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했고, 이후 중국 내 주교 임명 전에 중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다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국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내면서 2015년부터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로 바티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교황은 이날도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내게 중국은 환상"이라며 "중국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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