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상의 곡물 운반선 |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싣고 가던 민간 선박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곡물을 싣고 우크라이나에서 출발해 이집트로 향하던 민간 선박이 우크라이나 영해를 벗어난 직후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밀과 식량안보가 미사일의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러시아의 민간 선박 공격은 항해의 자유와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파렴치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공격받은 지점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의 경제수역 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소식통은 피격 장소가 다뉴브강 초입에서 멀지 않은 해상이라고 전했으나 루마니아 해군은 해당 선박이 루마니아 영해에 진입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확인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러시아의 초음속 전선폭격기(전술폭격기의 러시아식 구분) 겸 전략폭격기인 투폴레프 Tu-22가 현지 시각으로 11일 밤늦은 시간에 다수의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선박을 '아야'호라고 확인했다.
영국 해상보안업체인 암브레이도 세인츠 키츠 네비스 선적의 벌크선이 우크라이나 오데사지역의 초르노모르스크 항을 떠난 뒤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에 피격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희생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곡물을 싣고 항해 중인 민간 선박을 공격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냈다.
브리짓 브링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지난밤 흑해 상에서 발생한 민간 선박에 대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강력히 비난한다면서 이는 세계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라고 성토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도 국제법이 금지하고 있는 민간 선박과 항만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자릭 대변인은 식량안보를 위해 흑해 통과 농산물 수출의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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