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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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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하는 이원석 검찰총장…"증거와 법리로만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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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4.9.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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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부정부패, 비리 등 모든 사건을 증거와 법리로만 판단하려 노력했다"며 "부족한 것은 모두 제 지혜와 성의가 모자란 탓"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검찰이 세상사 모든 일을 해결해 줄 만능키라고 여기는 사람들과 검찰을 악마화하는 사람들, 양측으로부터 받는 비난과 저주를 묵묵히 견디고 소명의식과 책임감으로 버텨온 시간이었다"며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이 총장은 "이해관계에 유리하면 환호해 갈채를 보내고 불리하면 비난하고 침을 뱉어 검찰을 악마화하는 현상이 심화됐다"며 "한쪽에서는 검찰독재라 저주하고 한쪽에서는 아무 일도 해낸 것이 없다고 비난한다. 한쪽에서는 과잉수사라 욕을 퍼붓고 한쪽에서는 부실수사라 손가락질을 한다"고 말했다.

검찰총장 임기를 시작했던 2022년 당시 수사권조정과 일명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 와중에 있던 검찰을 두고선 "병들어 누운 환자였다"며 "법령과 제도를 바로잡고 정비해 수사가 업의 본질인 검찰이 수사를 할 수 있게끔 복원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우선시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검찰에 필요로 하는 일을 먼저 찾았다"며 "민생범죄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결론을 금세 찾았고 성폭력·스토킹·전세사기·보이스피싱·마약·음주운전 등에 역량을 집중했다"고 돌이켰다.

이 총장은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로 상대 진영을 공격하고 자기 진영을 막는 데만 매달리는 양극단 사이에서 앞으로 검찰이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총장은 "검찰은 '옳은 일을 옳은 방법으로 옳게 하는' 사람들"이라며 "하나하나의 사건마다 '지구가 멸망해도 정의를 세운다'는 기준과 가치로 오로지 증거와 법리만을 살펴 접근해야 하고 개인이나 조직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과 사법에 사회의 모든 문제를 몰아넣고 맡겨 오로지 자기 편을 들어달라고 고함치는 '소용돌이의 사법' 시대에도 검찰은 '법의 지배', '법치주의' 원칙을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장은 "인력, 법령, 제도와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검찰 구성원들의 희생과 인내만이 요구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애썼지만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안타깝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법령과 제도 탓만 할 수 없는 것이 공직자의 처지이고 의(義)에 민첩하면 시간이 걸려도 긴 안목으로 보면 저절로 리(利)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2022년 5월 검찰총장 직무대리로 시작해 같은해 9월 검찰총장에 취임, 2년 동안 총장 임기를 수행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심우정 검찰총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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