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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바흐-쇼스타코비치 함께 선보여… 자유와 사랑의 창문 열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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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 그리스 바이올리니스트 카바코스

“바흐는 가장 완벽한 음악 창조

쇼스타코비치, 고뇌와 고통 그려

음악 통해 당시의 해법 알 수 있어”

동아일보

2025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을 맡은 지휘자 겸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그는 “바흐와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통해 시대의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Marco Borggr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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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로 활동 영역을 넓혀 온 그리스의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57)가 내년 롯데콘서트홀의 ‘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으로 축제를 이끈다. 내년 8월 말에서 9월까지 열리는 제6회 ‘클래식 레볼루션’은 독일 바로크 음악의 완성자인 요한 세바스찬 바흐(1685∼1750)와 구소련을 대표한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의 작품을 집중 소개할 예정이다.

카바코스는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 피날레 무대인 11일 콘서트에서 사오치아 뤼 지휘 KBS교향악단과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했고 앙코르로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1번 3악장을 연주했다.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바흐와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은 자유나 사랑 등 우리가 바라는 가치들의 창문을 열어 줄 수 있는 음악”이라며 “두 사람의 곡을 함께 들을 경우 두 작곡가가 한층 특별하게 들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쇼스타코비치는 1950년 러시아 피아니스트 타티야나 니콜라예바가 라이프치히 바흐 콩쿠르에서 연주한 바흐의 건반음악을 듣고 감명을 받아 ‘24개의 전주곡과 푸가’를 작곡하는 등 바흐의 음악에서 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흐는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음악을 창조했죠. 신과의 대화가 음악으로 이뤄졌습니다. 반면 쇼스타코비치는 인간의 고뇌와 고통을 배경으로 음악을 썼죠. 소련 체제로 인한 우울함일 수도 있고 인간의 미성숙함 자체가 빚어내는 불행일 수도 있습니다. 두 사람의 음악을 통해 시대의 문제를 극복할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이 축제를 통해 관객이나 젊은 음악가들과 많은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공연 외 마스터클래스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관객과 만나거나 토론하는 자리도 만들고 싶습니다. 음악에 있어서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그는 바이올리니스트에서 지휘로 활동 영역을 넓힌 것도 연주가들과 생각을 나누는 ‘상호작용’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카바코스는 1985년 시벨리우스 국제콩쿠르, 1988년 파가니니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1991년 시벨리우스 바이올린협주곡 초연 버전을 세계 최초로 녹음해 BIS 레이블로 발매하면서 화제가 됐다. 2011년 리카르도 샤이 지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했고 2013, 2020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는 등 한국 무대에 자주 서 왔다. 지휘자로서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의 예술감독을 지냈고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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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왼쪽)가 2018년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지휘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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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진 내한공연에서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 등의 솔로를 맡는 한편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등을 지휘하며 지휘자로서의 면모를 전했다. 그는 “여러 차례 롯데콘서트홀에 서면서 건축적이나 기능적, 음향적인 면, 운영 등에서 훌륭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멋진 곳에서 축제를 열 수 있게 돼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클래식 레볼루션은 첫해인 2020년부터 독일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바이올린 교육가, 지휘자인 크리스토프 포펜이, 2023년에는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 클라리네티스트이자 지휘자인 안드레아스 오텐자머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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