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회동은 서울 광화문 한정식 식당에서 약 2시간가량 이어졌다. 이 대표는 먼저 도착한 김 위원장에게 악수를 건네며 “인기가 여전하신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고, 김 전 위원장은 “얼굴이 좋으시다” “여러 난관을 겪으면서 성공하셨다”고 화답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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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최근 이마에 열상을 입은 일을 거론하며 “많이 찢어지셨다고 하더니 어떠시냐. 건강 관리를 어떻게 하고 계시냐”고 물었고, 김 전 위원장은 “마음이 편하면 건강해지는 것이다. 쓸데없는 욕심을 안 가지면 신경 쓸 게 없다”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CBS라디오에서 이마에 상처를 입어 응급실 22곳에 전화를 걸었지만 거절당했다는 경험담을 전하며 의료대란 문제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날도 양측은 의정갈등 문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가 “욕심이 없는 것도 중요한데 걱정될 일이 많다”고 말하자 김 전 위원장은 “지금 상황을 보면 걱정될 일이 많은데 억지로 해결할 순 없는 것”이라며 “성급하게 한다고 되는 일은 없고, 순리에 맞게 지나가게 내버려 두는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표는 “맞는 말씀이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후 진행된 약 2시간 동안의 비공개 회담에서도 정부의 의대 증원 조치로 비롯된 의료 대란 문제를 주로 논의했다고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김두관 당대표 후보와 악수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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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앞서 11일에는 중앙대 명예교수인 이상돈 전 국민의당 의원과 오찬 회동을 진행하며 조언을 구했다. 이 자리에서도 의료 대란과 관련된 대화가 주를 이뤘다고 한다.
이날 회동에서 이 전 의원은 이 대표에게 “지금의 상황은 의료 파국에 가깝다. 사태를 수습할 골든 타임도 지난 것 같다”며 “이대로 지속된다면 현 정부의 지지율이 연말엔 10%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7월 CBS라디오에서도 “이제 너무 늦었다. 한번 댐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여기저기 같이 무너진다”며 “의대 이슈로 인해 임기 대통령이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와는 지난 대선 이후 처음으로 만난 것”이라며 “현 정국에 대해 의견을 물어와 평소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이 잇달아 제기하고 있는 계엄설에 대해 이 전 의원은 “민주당이 지금 시대에 전혀 일어날 수 없는 얘기를 하고 있다. 망상에 가까운 주장”이라고 지적했고, 이 대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전 의원은 중앙대 법학과를 나온 이 대표의 대학 은사이기도 하다. 지난 2022년 대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의 멘토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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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대표의 ‘식사 정치’ 행보를 두고 정부의 의료대란 실책을 부각하려는 목적 외에도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 측은 “향후 재계, 종교계, 시민 사회 등 각 분야 인사들과의 만남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놓고 경쟁했던 김두관 전 의원과도 추석 전후 만남을 추진 중이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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