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8 (수)

이슈 프로야구와 KBO

KBO 신인 드래프트 ‘또 다른 주인공’ 선수 부모들이 남긴 말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정현우(덕수고·가운데)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은 뒤 고형욱 단장(왼쪽)과 어머니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8년간 야구를 시키면서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을지 상상만 했는데, 현실로 이뤄져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충훈고 김서준 선수 아버지)



11일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에 한해 지명 받은 선수와 선수 부모가 한 단상 위에 함께 섰다. 선수를 지명한 구단의 단장과 부모 중 한 사람이 선수를 가운데 놓고 기념 촬영을 하는 장면은 여태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KBO 신인 드래프트는 지명받은 선수를 위한 행사인 만큼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선수에게만 집중됐다. 그간 선수 부모들은 관객석에만 머물렀다.



사회자의 소감을 묻는 말에 부모들은 한목소리로 구단에 고마움을 표하는 동시에 그간 숨겨왔던 아들을 향한 진심을 털어놓아 화제가 됐다. 전체 4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은 김태현(광주일고) 선수는 23세 이하 세계야구선수권 대표팀에 차출돼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대신 단상에 선 어머니 이지영씨는 “이 자리를 위해 (아들이) 노력했다”고 입을 열었지만, 한동안 감정을 억누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훌륭한 프로 선수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아들을) 응원하고 사랑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오랜 기간 아들을 뒷바라지해온 아버지들의 소감도 인상적이었다. 1라운드 10명 중 야수로선 1순위 지명을 받은 박준순(덕수고) 선수 아버지는 “(아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결과가 이렇게 드러났다. 인생 선배로서, (프로 데뷔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당부하고 싶다”며 아들을 독려했다.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아들 김서준(충훈고)을 행복한 미소로 바라본 아버지는 “야구를 시키면서 아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는데, 오늘부터 프로가 됐으니, 아들에게 ‘사랑한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겨레

김영우(서울고)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에 1라운드 10순위 지명을 받은 뒤 아버지(오른쪽)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라운드 마지막 10순위 지명을 받은 김영우(서울고) 선수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엘지 트윈스 팬이어서 영우가 엘지에 입단하는 게 기쁘다. 오늘 같은 날 김영우가 자랑스럽기보단 김영우 선수의 아빠라 더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남겼다. 김영우는 아버지를 통해 처음 야구를 접했는데, 함께 응원했던 구단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부모에게도 영광의 순간을 함께 누릴 기회를 제공한 이번 신인 드래프트를 놓고선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과거에 견줘 프로 스포츠는 성실성과 직업윤리에 더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는데, 이런 흐름 속에서 부모의 보이지 않는 보살핌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중학생 야구 선수를 둔 김아무개씨는 “자녀를 운동시키면 온 가족이 이인삼각 뛰듯 함께 노력한다. 신인 드래프트는 자식이 운동한 세월을 평가받는 자리인 동시에 온 가족이 노력해온 과정을 인정받는 자리이기도 하다”며 “이번 드래프트는 KBO가 야구를 향한 부모들의 헌신을 인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줘서 한층 더 뜻깊었다”고 말했다.



한겨레

각 구단의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