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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안철수 "수험생 피해 감수하고 의료 붕괴 막아야"…홍준표 "혼란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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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사는 문제인 의료 붕괴부터 막아야"
"2025년 증원 열어둬야 전공의·의대생 복귀"
홍준표 "국민 70%가 찬성하는데 유예라니"
한국일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정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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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의료 붕괴와 수험생 피해 중 한 가지 손해를 선택해야 할 때"라며 수험생 피해를 감수하고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1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5학년도 정원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으면 의료대란의 핵심인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은 돌아올 생각이 전혀 없다"며 "의료대란 해결을 위해 국정 최고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일부터 내년도 의대 수시모집이 시작됐다. 의대 증원이 유예되면 수험생 혼란과 피해가 클 것이고 의대 입시를 위해 재수를 택한 수험생은 1년을 날릴 수 있다"면서도 "내년도 의대 증원을 강행한다면 입학한다 해도 정상적인 의대 교육은 어렵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내년 의대 정원이 3,000명에서 1,500명 늘면 의대 교수를 최소 50% 새로 뽑아야 하고, 3,000명의 유급생까지 포함해 총 7,500명을 교육하기 위해선 두 배 이상의 신임 교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후 2026년부터 원점 논의하자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만약 의대 정원을 줄이는 결론이 나면 다시 교수들을 해고하고 기자재를 팔고 (의대생 실습을 위한) 병상을 없애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그대로 두면 의료 붕괴를 막을 수 없고, (반대로)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면 수험생의 피해가 막대하다"며 "안타깝지만 결국 의료 붕괴와 수험생의 피해를 따져보고, 커다란 두 가지 손해 중 하나를 택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둘 중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죽고 사는 문제인 의료 시스템 붕괴부터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얼마 전 의대생들과 사직서를 낸 전공의 50명 정도가 같이 간담회를 했는데 2025년에 대해 논의하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겠다고 했다"며 "제 결론은 2025년 증원도 열어둬야 학생들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개월간의 의료 공백은 전문의와 의대교수의 헌신으로 버텼지만 "이분들이 완전히 지쳐 사직서를 내기 시작했다. 이번 추석을 기점으로 잘못하면 큰 사고가 생기겠구나 직감했다"고 2025학년도 증원 유예를 주장한 배경을 밝혔다.

그는 증원 유예로 피해를 보는 수험생들에겐 △추후 증원이 합의된 의대에 우선 입학 자격을 주거나 △인공지능이나 반도체 학과 등 본인이 원하는 다른 전공으로 갈 수 있게 하는 등의 특혜를 주는 것이 가능한 구제 방안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해법은 의료개혁 무력화"

한국일보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달 15일 대구 북구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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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안 의원을 향해 "오히려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사 출신 안철수 의원의 의료대란 해법은 윤 정부의 의료 개혁 정책을 무력화시키고 의사들의 손만 들어주는 것으로, 의료대란의 해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 70%와 일부 야당 중진조차도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데 그걸 지금 와서 유예하자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의료대란 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를 중재해주기를 기대했는데 뒤늦게 나서서 오히려 혼란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좀 더 사려 깊고 직역을 떠나 정치인으로서 국가 정책 수립에 기여해주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 의뢰로 지난 5월 한국리서치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관해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 72.4%가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의대 교수 집단행동에 대해선 78.7%가 공감하지 않는다고 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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