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유종 일제히 연중 최저치
물가 안정에 도움…수출엔 악영향
한국엔 ‘양날의 칼’ 불확실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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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에 경고등이 깜빡이고 있다. 중동지역 불안에도 국제유가가 폭락하고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양대 축인 중국은 디플레이션, 미국은 고금리 장기화로 경기침체가 올 것이란 우려가 확산된 여파다.
10일(현지시간) 세계 3대 유종(두바이유·서부텍사스산 원유·브렌트유) 가격은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브렌트유 선물(11월분)은 3.69% 급락한 배럴당 69.19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2021년 12월 이후 처음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미 국채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날 전 거래일보다 약 7bp(1bp=0.01%포인트) 하락한 3.59%까지 내려가며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최근 유가와 금리 급락세는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수요 측 영향이 크다. 통상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원유 수요가 감소해 유가가 내려가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는 높아져 금리가 하락(가격 상승)하게 된다.
특히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이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빠졌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글로벌 수요처로서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현 상황은 향후 경기 회복에 큰 장애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하락이 물가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미·중이 경기침체에 빠지면 수출이 줄어 한국도 경기침체를 피하긴 어렵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공급 요인이 아닌 수요가 줄어 유가가 떨어진다면 한국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 뒤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일본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환율의 변동도 수출 여건을 어렵게 한다. 다만 유가 하락으로 생산비용이 감소하고 소비심리가 회복돼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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