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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총리가 청소년의 정신과 신체 건강 보호를 이유로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 사용 연령을 제한하기로 했다. 야당 역시 SNS 연령 제한을 지지하고 있어 법안 통과에 무리는 없어보인다. 법안이 통과되면 국가 차원에서의 SNS 연령 제한은 세계 최초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현지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연내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시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SNS에 접속가능한 최소 연령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14~16세가 될 예정이다. 총리는 “16세 미만 차단을 선호한다”는 입장이다.
앨버니지 총리는 “아이들이 (모바일) 기기를 떠나 축구장, 수영장 테니스장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고싶다”며 “아이들이 실제 사람들과 실제의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SNS를 두고 ‘재앙’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는 젊은이들이 SNS로 정신 건강 문제를 겪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호주의 우파 야당 지도자 피터 더튼 역시 “정부가 제안한 연령 제한을 지지할 것”이라며“(연령제한이) 늦어질때마다 청소년들은 소셜미디어의 피해에 취약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도 5월 총선에서 승리시 집권 후 100일 내에 연령제한을 시행하겠다고 밝혀왔다.
호주 정치권에서 SNS 제한 목소리가 높은 것은 청소년들의 SNS 중독 현상이나 관련 폭력·혐오 사건 등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 4월 시드니 한 교회에서 벌어진 16세 소년의 흉기 테러 사건의 경우 이 소년이 극단주의 단체에 속해 있었고 이들이 SNS를 통해 활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호주의 여론조사 기관 ‘에센셜 미디어’가 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주인의 68%가 소셜미디어의 연령제한을 지지했다. 반대는 15% 불과했다. 현지 언론은 일부 지역별로 SNS 연령 제한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법으로 연령을 제한하는 경우는 없다며 SNS 연령 제한법이 통과되면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연령 제한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토비 머레이 멜버른 대학교 교수는 “우리의 연령 확인 방법이 신뢰할 수 없고, 우회도 너무 쉽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또한 무조건적 SNS 사용 제한이 청소년이 디지털 세계를 건강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뺏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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