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조건으로 제시
서울의대교수비대위 “일관된 의료계의 의견을 무시한 건 정부”
대통령실 “당장 내일이 2025학년도 수시 원서 접수”
응급실 파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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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연합뉴스 보도에 의협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의대 정원을 급하게 늘리는 것은 문제고, 정말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이 합당하다면 2027년이나 그 이후부터 증원을 논의하는 게 당연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여야의정 협의체가 구성되면 적절한 의대 증원 숫자가 얼마인지를 논의하게 될 텐데, 논의 결과가 (입시에) 반영되려면 2025년과 2026년 의대증원은 일단 없던 일로 하고, 최소 2027년 정원부터 논의하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의대증원을 일단 백지화한 후 2027년 정원부터 재논의하는 것이 여야의정 참여 조건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의협은 이러한 조건을 정부나 정치권에 공식적으로 전달하지는 않았다. 이어 “단기간에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이야기를 사실 이미 여러 차례 했다”며 “정부 등에 이미 이러한 의협의 의사를 여러 번 알렸고, 의협뿐만 아니라 전공의 단체 등 여러 (의사) 단체가 비슷한 의견을 밝혔기 때문에 굳이 공식적으로 다시 의견을 전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25년 의대 정원 원점 재논의가 불가한 이유와 근거는 도대체 무엇입니까”라며 “의협은 의료대란 사태를 해결할 여야정에 합리적 단일안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여러 의대 교수는 그간 '과학적 근거에 의한 합리적 의대 정원 결정'을 주장해왔다”며 “일관된 의료계의 의견을 무시한 것은 정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과학적 (의사) 수급 분석을 근거로 필요 최소한도의 규모로 의대 증원을 결정했다면 그 근거를 공개하라”며 “더 이상의 논란을 피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응급실에 파견된 군의관의 과실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료기관이 가입한 단체보험을 통해 건당 2억원까지 보상이 가능하다는 정부 설명에 대해서는 “역량을 벗어나는 의료행위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와 의료진의 피해와 정신적 충격, 고통은 과연 돈으로 보상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비대위는 “정부는 설익은 미봉책으로 국민을 호도하는 대신 의료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라”며 “응급진료 의료진에게 최종 치료의 책임까지 묻는 민형사 소송 부담부터 해소하라”고 촉구했다.
또 “상급종합병원 ‘필수진료’ 전문의의 적정수 고용을 보장해 배후진료를 강화하고, 의료진의 중증도 판정과 회송 결정이 존중되는 시스템을 마련하라”며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증상과 중증도에 따른 의료기관의 실시간 수용 가능 여부를 응급구조사가 현장에서 신속이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응급실 파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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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의협이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조건으로 2025·2026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한 데 대해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장 내일이 2025학년도 수시 원서 접수”라며 “한마디로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정이 만나서 논의를 하려고 하는데 거기에다 ‘이렇게 해야 우리는 나갈 수 있다’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단 만나서 이야기를 해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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