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은 사회질서를 재편하고 비탄을 자아낸다. 하지만 선의와 협력, 희생과 창의성을 끌어내기도 한다.”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의 ‘신의 화살’ 중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 진즉 유럽과 미국에서 그리고 8월 이후에는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변이(KP.3.1.1)가 득세하고 있다.
권준욱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감염병X’ 저자 |
역병은 쉼 없이 도전해 왔다. 인류는, 1970년대 두창(small pox)을 박멸해 이제 역병은 통제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조물주는 그 오만함을 묵과하지 않았다. 1980년대 들어 에이즈, 21세기 들어서도 사스(2003년), 신종플루(2009년), 메르스(2015년) 등 매년 3∼4종씩 새로운 역병이 등장하고 도전해 왔다. 동시에 역병은, 우리 생활과 태도를 변화시키고 사회적으로 우리를 진화시켜 왔다. 19세기 콜레라 대유행이 상·하수도를 정비하게 했고, 19세기 말 결핵이 거리에서 침 뱉는 습관을 교정했으며 2003년 사스가 마스크 사용을 각성시켰다. 우리 모두 지난 코로나 대유행 초기의 공포와 불안, 거리 두기로 인한 경제적 피해, 백신 접종 당시 거짓 정보와 불신을 기억한다. 그러나 동시에 모든 국민이 코로나를 이기고자 하나가 되었던 모습, 쉼 없이 진료에 진력했던 의료진의 희생도 기억할 것이다. 짧은 시간에 mRNA 플랫폼 백신을 개발, 생산해 접종한 것도 기적이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선의, 협력, 희생 그리고 창의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권준욱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감염병X’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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