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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이슈 의대 정원 확대

의료계 "당장 2025 입시 멈춰야…2027 의대 정원부터 논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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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소방대원이 환자를 이송하는 모습.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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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는 의료개혁 논의를 위해 여당이 제안한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와 관련, “2025년과 2026년 의대 증원 계획부터 백지화해야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9일부터 2025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상황이라 의료계가 내건 대화의 조건은 현실화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8일 최안나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은 “2025~2026년 의대 정원을 백지화하지 않으면 의료계가 논의에 참여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라며 “우선 (2025년 입시를) 멈추고 의료 현장부터 정상화 시켜야 2027년 정원부터 재논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의협의 대화 참여 조건을 ‘2025~2026년 의대 증원 백지화’라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최 대변인은 “정부가 의료 붕괴 사태를 야기한 부분을 인정하고 현실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 사태가 회복된 이후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을 제대로 논의해서 교육과 수련이 가능한 증원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라며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의대 정원을 조정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2027년(정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 내년 입시를 강행하더라도 도저히 그 많은 인원을 교육할 수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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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사직 전공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강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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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 단체도 협의체를 통한 대화의 전제로 ‘2025년 정원 백지화’를 내세웠다. 김성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변인은 “2025년 정원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아버리면 의료계에선 누구도 대화 자리에 나설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내년 의대 정원은 원래대로(3058명) 뽑고, 2026년~2027년 정원에 대해 논의를 하자고 한다면 자연스레 이야기할 수 있다”라며 “그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수시모집 원서 접수 등 대학 입시가 본격 시작된 상황에서 내년도 입학 정원을 재차 조정하면 수험생 혼란이 심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포항지진 때 수능을 2주 미뤘고, 코로나 시기에도 수능을 미룬 적이 있다. 과거 한의대 집단 유급 때도 이듬해 정원의 30%를 줄인 선례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응급의료 등 의료 전반에 재난 상황이 생긴 상황이니 조정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여·야·의·정 협의체’를 제안에 사흘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말 한동훈 대표와의 면담에서 의대 증원은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며칠째 침묵하고 있다. 수도권 종합병원의 사직 전공의는 “25년도 정원 백지화 정도는 돼야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26년도 정원만 갖고 유예니 뭐니 하는 거 가지고 다들 복귀할지 굉장히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병원에)들어갈 전공의들은 다 들어갔고, 나머지는 다른 일을 구하거나, 악에 받쳐서 그냥 갈 데까지 가보자 하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대화에 앞서 대통령이 사과부터 하라는 반응도 나왔다. 경기도의사회는 7일 여야의정 협의체 제안에 대한 입장을 내고 “의료계와 대화에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하고, 막말ㆍ실언을 일삼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박민수 차관, 장상윤 사회수석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장환 전 충북대병원ㆍ의대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SNS에 윤 대통령을 향해 “솔직한 어투로 사과해달라”며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도 해결책을 만들어 낸 돌파구는 김대중 대통령의 사과였다”고 남겼다.

의료계 내부에선 의대생ㆍ전공의ㆍ교수ㆍ개업의 등 입장 차이가 있는 이들을 이끌 리더십 부재를 우려한다. 서울의 한 의대 교수는 “의협이 의사를 대표하는 단체로서의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 의협 회장은 탄핵 위기에 몰려있다. 전공의 단체 대표 역시 대다수 전공의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막상 대화에 나설 때가 와도 대표성 논란이 계속될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이에스더ㆍ남수현 기자 rhee.es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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