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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그린워싱’에 대한 인식과 대응수준이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워싱은 ‘녹색(Green)’과 ‘세탁(White Washing)’이 결합한 단어로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품이나 기업의 경영활동을 친환경적인 것처럼 표현하는 부당한 환경성 표시 광고 행위를 의미한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국내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그린워싱에 대한 기업의견’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기업의 45%가 그린워싱 기준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매우 잘 알아’, ‘어느 정도 알아’는 각각 10%, 26%였으며, ‘보통’은 19%로 나타났다. 또 응답기업의 36%가 자사의 그린워싱 대응수준이 ‘낮다’고 응답했고, 8%의 기업은 ‘매우 낮다’고 답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그린워싱 적발건수는 2021년 272건에서 지난해 4940건으로 18배 넘게 증가했다.
국내 기업들의 그린워싱 대응체계도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린워싱 대응을 위한 전담부서·인력을 두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6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린워싱 대응을 위한 내부 시스템이나 절차의 경우에도 48%가 ‘구축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내부 시스템·절차를 구축하지 못한 이유로 기업들은 ‘전담 부서 부재’(31.3%), ‘경영진의 인식 부족’(25%), ‘내부 전문인력 부족’(22.9%), ‘비용 및 자원제한’(20.8%) 등을 꼽았다.
그린워싱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어떤 조치를 시행할 계획인지 묻는 질문에는 ‘별도 대응 계획 없다’는 응답이 41%로 가장 많았으며, ‘그린워싱 전담 조직 또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응답은 16%에 불과했다.
국내 그린워시 규정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수준도 낮았다. 국내 그린워싱에 관한 규정으로는 환경부의 ‘환경성 표시·광고 관리제도에 관한 고시’와 공정거래위원회의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이 있다. 그러나 관련 규정에 대해 ‘둘 다 모른다’는 응답은 57%에 달했다. 두 규정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의견은 90%를 차지했다.
기업들은 그린워싱 대응 관련 애로사항으로 ‘상세 가이드라인·지침 부족’(59.0%)을 꼽았다. 환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구체적 사례를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체감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풀이된다.
필요한 정책과제로는 ‘상세 가이드라인·지침 제공’(65%)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검증절차 및 비용 지원’(38%), ‘기업 대응체계 구축 지원’(37%), ‘전문기관 진단·컨설팅 지원’(36%), ‘정부 전담부처 일원화’(20%) 등 순이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국내외에서 강화되고 있는 그린워싱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및 산업 전반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단속과 처벌보다는 지침과 가이드라인의 대외 홍보를 강화해 기업이 알기 쉽게 상세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고, 기업들은 전담조직을 구성하는 등 대응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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