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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꽁치구이에도 이런 역사가…맛깔나게 풀어낸 일본 어식문화[책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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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사카나와 일본
서영찬 지음 | 동아시아 | 576쪽 | 2만9800원

‘일식’ 하면 떠올리게 되는 것은 생선이다. 고급 일식집의 스시부터 소박한 가정식에 나오는 생선구이 한 토막에 이르기까지 일본 밥상에서 생선을 떼어놓긴 어렵다. 일본 식문화의 중심이 생선이란 건 젓가락만 봐도 알 수 있다. 한·중·일 3국은 공통적으로 젓가락을 사용한다. 그중 길이가 가장 짧고 유독 끝이 가늘고 뾰족한 것이 일본의 젓가락이다. 생선 살을 효율적으로 잘 발라먹기 위해서다. 심지어 일본인들은 스스로를 ‘어식민족’이라고 칭한다. 해산물을 먹는 사람이란 뜻이다. 우리에겐 생소한 단어지만 일본인들은 곧잘 쓴다.

섬나라이니 해산물이 익숙한 식재료인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일본은 오랫동안 불교의 영향으로 육식을 금기했던 터라 해산물이 중요한 단백질원이었다. 해산물을 빼고 그들의 식문화를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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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이현의 명물인 가자미를 말리는 모습. 동아시아 제공


기자이자 번역가인 저자는 꽁치, 가다랑어, 오징어, 갯장어 등 일본인이 즐기는 30여가지의 해산물을 소재 삼아 일본의 풍습과 문화, 역사, 상식 이야기를 재미있고 맛깔나게 풀어냈다. 이를테면 매년 가을 도쿄 메구로에서 열리는 꽁치축제의 역사와 유래로 꽁치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는 곁들여 먹는 채소 무가 왜 꽁치와 찰떡 궁합인지로 이어지더니 기름기의 유무에 따라 생선 굽는 요령이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생선을 구울 때 소금 치는 여부로 지역의 경계가 어떻게 나뉘는지 등의 흥미로운 화젯거리로 뻗어간다. 종횡무진 펼쳐지는 이야기는 방대하지만 술술 쉽게 읽힌다. 저자는 식사자리나 술자리의 가벼운 이야깃거리로 삼아주길 바란다고 했지만 이 정도로 쏠쏠한 정보와 지식을 장착한다면 아마도 그 자리를 주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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