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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대지진 추모 행사 '자민당 총리 출신' 첫 참석 후쿠다 "한일 함께 조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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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101년 추모 행사
자민당 소속 총리 출신 인사 처음 참석
고이케 도쿄도지사, 추도문 송부 또 거부
한국일보

박철희(앞줄 왼쪽 세 번째) 주일 한국대사와 후쿠다 야스오(네 번째) 전 일본 총리가 1일 일본 도쿄 주일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01주년 간토대지진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에 참석해 간토대지진 경과 보고를 듣고 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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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 원로 정치인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가 1일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101년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 총리를 지낸 자민당 인사가 재일동포 주최 간토대지진 관련 행사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후쿠다 전 총리는 "일본과 한국이 함께 역사를 적극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후쿠다 전 총리는 이날 일본 도쿄 주일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01주년 간토대지진 한국인 순난자(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의롭게 목숨을 바친 사람) 추념식'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아쉽게도 (역사) 사실을 잘 모르는 일본인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역사를 추가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 "그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라며 "많은 국민이 알도록 서로 힘내자"고 답했다. 총리 출신인 자민당 인사가 학살 역사 인정과 추가 조사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 정부는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실 인정과 함께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일본 학계·시민단체의 요구를 줄곧 거부하고 있다.

추념식은 재일동포 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이 간토대지진 발생일에 맞춰 매년 여는 행사다. 민단과 주일한국대사관은 올해 자민당 인사 초청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처음으로 일본 정치인을 초청했는데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출신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참석했지만 자민당 인사는 불참했다.

하지만 올해 대사관 등의 초청 노력에 후쿠다 전 총리가 응한 것이다. 그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내년은)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해가 되도록 양국이 협의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일보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가 1일 일본 도쿄 주일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01주년 간토대지진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이 끝난 뒤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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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부터 1년간 재임한 후쿠다 전 총리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외교를 중시했다. 지난 5월 열린 제주포럼에서 "제주-도쿄 하네다 직항 노선이 실현되게 지원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불참한 대신 추도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비참한 역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맹세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를 비롯한 290여 명의 참석자는 간토대지진 발생 시간인 오전 11시 58분에 맞춰 다 같이 묵념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그러나 두 명의 전직 총리와 달리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올해도 과거사를 외면했다. 일본 시민단체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 실행위원회'의 미야가와 야스히코 위원장은 이날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8년째 추도문 송부를 거부하는 고이케 지사를 비판했다.

간토대지진은 일본 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 지방에서 1923년 9월 1일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당시 10만여 명이 사망하며 지역이 혼란에 빠지자 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런데 일본 사회에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불을 지르고 다닌다' 같은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조선인들이 학살됐다. 살해된 조선인은 약 6,000명으로 추산된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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