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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키아 모바일 통신 인수설 솔솔…'화웨이 효과'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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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에스푸의 노키아 본사 전경.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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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ZTE 같은 중국 업체에 밀린 유럽 통신 장비 회사들이 살길을 찾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핀란드 노키아의 모바일 통신 장비 사업부 인수를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세계 통신장비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노키아가 모바일 네트워크 자산을 매각하려 하고 여기에 삼성전자 등이 관심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노키아가 무선 통신 기지국과 서버 같은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부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매각할 수 있으며 분사와 경쟁사 합병 같은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사업부 전체를 매각할 경우 가치는 100억 달러(약 13조4000억원)에 달한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휴대폰과 통신 인프라를 연결하는 무선 네트워크 사업을 키우기 위해 노키아의 일부 자산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세계 통신 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2%에 불과하지만, 노키아의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을 인수하면 글로벌 순위를 바로 끌어올릴 수 있다. 전 세계 통신 장비 시장 1위는 28%를 점유한 중국 화웨이고 그 뒤를 핀란드 노키아(15%), 스웨덴 에릭슨(14%), 중국 ZTE(11%), 시스코(6%) 등이 차지한다(시장조사업체 델오로, 2023년 수익 점유율 기준).

현재 통신 장비 시장은 세계적인 경기 둔화 여파로 상황이 좋지 않다. 각국 모바일 통신 사업자들이 인프라를 줄인 영향이다. 국내도 올 상반기 이동통신 3사의 설비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줄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3조7800억원)은 전년 대비 29.7% 감소했고 지난 2분기 네트워크 사업부 인력 17.5%에 해당하는 700여 명을 타 사업부로 재배치했다.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5세대(G) 통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며 주목받았지만, 정작 국내 5G 특수는 크지 않았다”며 “삼성 입장에선 노키아 네트워크 사업부 인수가 부진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노키아 사업부 매각설은 중국 업체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는 유럽 통신 장비 업계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노키아는 2010년까지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사였으나, 애플과 삼성전자에 밀려 지난 2013년 휴대폰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했다. 이후 통신 장비 사업이 집중해 왔지만, 다시 화웨이라는 암초를 만난 상황이다.

지난해 노키아와 에릭슨 매출은 각각 21%, 17% 감소했지만, 화웨이의 통신 장비 인프라 매출은 되레 2.3% 상승하며 나 홀로 성장했다. 지난해 에릭슨(8500명) 노키아(1만4000명)는 대규모 인력 감원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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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uawei logo is seen at the Mobile World Congress (MWC) in Shanghai on June 26, 2024. (Photo by AFP) / China OUT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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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특히 5G 통신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유럽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상황이다. 지난 2020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안보 위험 있는 사업자의 통신 장비 금지’ 지침을 내고, 화웨이·ZTE 같은 중국 회사의 통신 장비·부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지만, 화웨이는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 권고 이후 4년이 지나도록 EU 회원사들은 화웨이를 버리지 못했고, 노키아 등 유럽 기업은 기대만큼 낙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지난달 공개된 EU 집행위 보고서에 따르면 EU 회원국(27곳) 중 10곳만 5G 통신 네트워크에서 중국 장비를 제한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달에서야 도이치텔레콤 등 자국 통신사와 2029년까지 자국 통신 네트워크에서 화웨이·ZTE 장비를 퇴출하기로 합의했다. 업계는 독일 5G 네트워크에서 중국 부품 비중은 59%로 추산한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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