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진행된 CNN 인터뷰에서 진행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CNN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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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되면 (차기 행정부) 내각에 공화당 인사를 지명하겠습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9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뒤 사전 준비된 원고 없이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당선 시) 내각에 공화당 인사가 있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권 시 차기 내각에 야당 인사도 합류시켜 통합의 국정 운영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22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애덤 킨징어 전 하원의원, 제프 던컨 전 조지아주 부지사, 스테파니 그리샴 전 트럼프 백악관 대변인 등 공화당 출신 인사들이 찬조 연사로 나서 해리스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CNN 여성 앵커 데이나 배쉬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된다면 취임 첫날 뭘 하겠느냐”는 질문에 “제가 ‘기회경제’라고 부르는 계획을 실행하는 날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산층을 지원하고 강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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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변경’ 압박 질문에 “가치관 안 변해”
진행자는 해리스가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파쇄법(frackingㆍ프래킹) 금지론 등을 펴다 입장이 달라진 것 아니냐고 파고들었다. 해리스는 2019년 환경 훼손 및 기후위기 대응 등을 강조하며 프래킹 금지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 지역에서 부정적 여론이 일자 프래킹 금지론을 철회했다. 해리스는 “2020년 토론회에서 밝혔지만 부통령이 돼서는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했다.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고서도 청정에너지 확대 등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가치관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민 정책을 놓고도 압박 질문이 이어졌다. 진행자는 “2019년에 국경을 비범죄화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해리스는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되면 우리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 정ㆍ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부통령,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29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CNN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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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집에서 바이든 ‘재선 포기’ 전화받아”
해리스는 지난달 21일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결심을 전화로 듣게 된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일요일 어린 조카를 포함한 가족과 집에서 팬케익을 먹다가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해리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 통화에서 대선 레이스를 접고 자신을 지지하겠다고 했을 때 자신보다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떠올랐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이룬 놀라운 성공을 역사가 말해줄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말 미 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자신을 향해 “언제부터 흑인이었냐”며 인종 정체성을 문제 삼은 데 대해선 “언제나 똑같고 낡고 지겨운 각본”이라고 일축했다.
이번 인터뷰에 함께 참여한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2018년 총기 규제론을 펴면서 “내가 전쟁에서 휴대했던 그런 전쟁 무기”라는 표현을 써 마치 실제 전장에 투입된 것처럼 말했다는 질문에 대해 “24년간 주방위군으로 근무한 경력은 자랑스럽다”며 “당시 학교 총격 사건이 벌어진 직후였고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그렇게 말했다”고 소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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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해리스, 내겐 지도자로 안 보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라크로스센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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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북부 경합주 미시간의 포터빌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해리스의 CNN 인터뷰 사전 녹화를 두고 “우리는 생방송으로 하는데 그녀는 녹화로 진행한다”고 힐난했다. 이어 “그녀는 거대한 책상 뒤에 앉아 있는데 내게는 지도자로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자신은 ‘친가정(pro-family)’이라면서 “체외인공수정(IVFㆍ시험관) 시술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정부가 내거나 보험사가 지불하도록 의무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이날 유세에 앞서 진행한 NBC 인터뷰에서는 11월 선거에서 플로리다주의 임신 6주 후 낙태 금지법에 반대 표를 찍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6주는 너무 짧다고 생각한다”며 “6주 이상 필요하다는 데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박빙 양상인 경합주 등에서 여성ㆍ중도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대선 캠프는 입장문을 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투표에 어떻게 투표할지 말하지 않았고 단지 6주가 짧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는 29일(현지시간) '성추문 입막음' 사건의 재판부를 기존 뉴욕주 법원에서 연방 법원으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대선 조기투표 직전으로 예정된 형량 선고를 그 이후로 늦추려는 시도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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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경합주 판세 ‘백중세’
경합주 판세는 팽팽한 백중세다.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에머슨대가 25~28일 7대 경합주에서 주별 투표 의향 유권자 700~8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이 조지아(49%대48%), 미시간(50%대47%), 네바다(49%대48%)에서 오차범위 내 우세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50%대47%), 노스캐롤라이나(49%대48%), 위스콘신(49%대48%)에서 역시 오차범위 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둘이 동률(48%대48%)이었다.
29일 공개된 블룸버그뉴스ㆍ모닝컨설트의 7대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가 2%포인트 차로 트럼프를 앞섰고 투표 의향 유권자로 제한하면 격차가 1%포인트 차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별로 살펴보면 해리스는 애리조나를 뺀 나머지 6개 경합주에서 트럼프를 오차범위 안팎으로 앞섰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그 엠호프의 동생인 앤드류 엠호프(오른쪽)와 그의 한국계 부인 주디 리 박사가 지난해 4월 27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 내 벤저민 플랭클린룸에서 열린 오찬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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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동서는 ‘한국계’ 주디 리 박사=해리스의 가족 중 한국계 미국인 인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1일 민주당 전당대회 무대에 오른 해리스의 조카들 중 재스퍼 엠호프와 아덴 엠호프 남매는 해리스의 한국계 미국인 동서 주디 리 박사의 자녀들이다. 즉 해리스의 남편 더그 엠호프의 동생 앤드루 엠호프의 부인이 주디 리 박사다. 재스퍼와 아덴은 ‘큰엄마 해리스’의 인간적 면모를 소개하며 지지를 호소했었다. 주디 리 박사는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때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공동 주최한 국빈 오찬에 참석한 바 있다. 다만 별다른 정치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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