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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후 첫 인터뷰 해리스 자신감 충만…'해리스표 한방'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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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통령직 최적임자" 강조…트럼프의 정체성 공격엔 "지겹다"

바이든 사퇴 결정 전화로 들은 해리스 "진심이세요?"…바이든 "예스"

연합뉴스

민주당 대통령 후보 해리스(오른쪽)와 러닝메이트 월즈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대선 출마 이후 처음 진행한 언론과의 정식 인터뷰에서 시종 자신감과 여유를 보였다.

이날 방송된 CNN과의 30분 남짓한 인터뷰는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선언을 계기로 해리스 부통령이 일약 '부통령 후보'에서 '대통령 후보'로 신분 전환을 한 이후, 39일만에 격식을 갖춰 진행한 첫 언론 인터뷰였다.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체 후보'로 등장한 이후부터 이날 이전까지 기자회견이나 긴 인터뷰를 한 적이 없었기에 일국의 최고 지도자 후보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언론의 검증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내달 1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대선후보 TV 토론을 앞두고 '인터뷰 기피' 의혹을 불식해야 할 해리스 부통령은 반트럼프·친민주당 성향이 강한 CNN과 인터뷰를 하는 비교적 '쉬운 길'을 택했다.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나란히 자리한 가운데 데이나 배시 앵커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단호함과 여유를 오가며 능수능란한 답변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도계 흑인인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적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한 생각을 질문받자 "똑같고 오래된 지겨운 각본이다. 다음 질문을 해 달라"며 일축한 대목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질 문제를 더 길게 지적할 수도 있었지만 '길게 말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는 식의 태도를 보인 것이었다.

또 "인종과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미국인을 위해 내가 지금 그 일(대통령직)을 할 최선의 인물이라고 믿는다"며 예기치 않게 쟁취한 대통령 후보 자리에 대한 강한 확신과 자신감을 보였다.

아울러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파쇄법에 반대하다 찬성으로 돌아선 이유 등 정치 역정 속에서 일부 정책 기조의 변화를 보인 데 대해 설명을 요구받자 긴 설명 없이 "가치관은 바뀌지 않았다"고 잘라 말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지난달 21일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후보직 사퇴 및 자신(해리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전화를 받았을 때 상황을 소개할 때는 여유가 묻어났다.

해리스는 특유의 화통한 웃음을 곁들여가며 당시 상황과 바이든 대통령과 주고 받은 대화를 상세히 소개했다.

다만 그는 경제 및 국경안보 등 관심을 모은 현안 및 정책, 공약 측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차별화한 자신만의 '한방'을 보여주진 못한 듯 했다.

일례로 그는 공화당의 최대 공격 포인트인 불법이민자 다수 유입에 따른 남부 국경 난맥상에 대해 질문받자 바이든 행정부 주도로 마련한 법안을 공화당 의원들에게 절대적 영향을 지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부했다며 '트럼프 탓'으로 돌렸다. 또 자신이 과거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등으로 재직하는 동안 국경을 넘어 범죄를 들여오는 인신매매범과 총기, 마약 밀수범 등을 기소했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문제를 과감하게 인정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논점을 흐리며 피해가는 '아웃복싱'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답변들이었다.

대선 승리시 공화당원을 각료로 기용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대선 후보로 부상한 이후 진보적 정책과 성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온 해리스 부통령의 행보에 비춰 고도의 정치적 계산을 거쳐 나온 발언으로 보였다.

최고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통합'과 '균형잡기'의 면모를 보이며 '중도층 공략'에 나서는 한편 공화당의 반트럼프 세력을 '우군'으로 흡수하려는 의도가 읽혔다. 지난 19∼22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때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척을 진 몇몇 공화당 인사들이 연사로 등장한 대목과 연결되는 측면이 있었다.

한편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 포기 결정을 발표하기 앞서 자신과 통화한 내용과 상황을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어린 조카들을 포함한 가족과 함께 팬케이크를 먹고 퍼즐 놀이를 하며 여유로운 일요일을 보내고 있다가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재선 포기 결정을 알린 바이든 대통령에게 해리스 부통령은 "진심이세요?"(Are you sure?)라고 물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습니다"(Yes)라고 답했다고 해리스 부통령은 소개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에게 지지를 요청했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그는 (해리스를 새 대통령 후보로 지지하는 데 대해) 매우 분명했다"며 요청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음을 시사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 전화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바이든)에 대한 것이었다"고 소개한 뒤 "역사는 조 바이든의 대통령직 수행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하게 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성취들을 열거했다.

이날 인터뷰는 시종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진행자는 국경 문제 등 껄끄러운 질문을 하긴 했으나 집요하게 추궁하기보다는 설명할 기회를 주는 듯한 모습이었다.

한편 월즈 주지사는 자신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한 지난 21일, 학습장애를 안고 있는 아들 거스가 "저 사람이 내 아빠"라며 울먹인 장면에 대해 "감정이 북받치는 순간"이었다면서 "그런 경험을 하게 되어 감사하고, 그(아들)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여러분 자식들을 좀 더 강하게 붙들어주길 바란다"며 "삶이 그렇게 힘들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조지아주 유세장서 연설 나선 해리스
[로이터=연합뉴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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