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38기 7명, 군인공제회 이사장·국정원장 특보 등 맡아
노크 귀순 사건·정치인 불법사찰 연루자도 있어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팀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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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실이 국방부와 외교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아시아경제가 입수해 분석한 결과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정권이 출범한 2022년 5월부터 대통령 경호처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12일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김 후보자와 육사 38기 동기인 정재관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했다. 예비역 준장 출신으로는 최초로 군인공제회 이사장을 맡았다. 정 이사장 취임 전에는 통상 예비역 소장·중장이 이사장을 맡았다. 정 이사장은 윤석열 정권의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에서도 활동했는데, 해당 TF 부팀장은 김 후보자였다.
정연봉 예비역 중장은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방혁신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임명됐다. 정 중장은 2017년 육군 참모차장을 마지막으로 전역했다. 2022년 4월부터는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국방혁신위원회는 국방운영시스템의 개혁과 변화를 위해 마련된 조직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댓글 공작 등으로 재판을 받던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예비역 중장인 최병로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은 2023년 4월에 임명됐다. 최 부회장은 2017년 11월 육군 중장으로 전역하고 2019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고려사이버대 국방융합기술학과 석좌교수를 맡았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는 방위산업 관련 연구 및 수출 촉진 등을 수행하는 민간단체다. 정부가 지정한 방산업체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의 정회원사로 가입한다.
육사 38기들은 외교부 재외공관장으로도 진출했다. 이번 정권 들어 군 장성들이 주요 해외 대사를 맡는 기조와 일치한다. 예비역 소장인 신만택 동티모르 대사는 지난해 1월, 예비역 대위인 김옥채 주요코하마 총영사는 2022년 12월에 임명됐다. 김 총영사는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주도한 국정원 TF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어 시민단체가 총영사 임명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준장 최초 군인공제회 이사장…경계 실패 책임자는 국방전직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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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논란이 있었던 인물도 있다. 예비역 소장인 조성직 국방전직교육원 원장은 올 7월에 취임했다. 하지만 조 원장은 2012년 북한군 노크 귀순 사건에서 경계 작전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당시 맡고 있던 육군 제22사단장에서 보직 해임됐다. 조 원장이 2015년에는 국군사이버사령관을 맡자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도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현재 강원지사인 김진태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2015년 국정감사에서 "조성직은 노크 귀순 당시 경계 작전에 실패해 보직 해임되고 징계를 받는 등 보병 병과에서 큰 과오를 저지른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인 불법 사찰'에 연루됐던 김승연 국가정보원장 특별보좌관(특보)도 김 후보자의 육사 동기다. 대법원은 2021년 12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공모해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을 미행·감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 특보에게 징역 6개월과 자격정지 6개월을 선고했다. 김 특보는 2021년 3월에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뒷조사를 위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사용한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을 판결받았다.
이들 육사 38기는 현 정권에서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김 후보자와 김옥채 총영사, 김승연 특보는 지난해 11월 김규현 전 국정원장의 후임으로도 거론됐었다. 김 후보자 측 관계자는 육사 38기가 요직으로 진출한 것에 대해 "정상적인 절차에 의한 인사"라며 "(김 후보자) 본인이 관여한 바 없고 시스템상 관여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다음 달 2일에 진행된다. 추미애 의원은 "김용현의 육사 38기 전성시대라 불릴 만하다"며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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