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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투자노트] 엔비디아 실적까지 나왔다… 남은 건 해리스 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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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증시를 긴장하게 했던 엔비디아 실적이 간밤 공개됐다.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500억달러(약 67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 증시가 오늘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항상 오르는 것은 아니니까), 어쨌든 또 하나의 불확실성을 벗어던졌다.

8월은 유독 대외 변수 영향이 많았다. 1일(현지 시각)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를 시작으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의 연설, 잭슨홀 미팅과 엔비디아 실적 등 굵직한 발표가 연이어 나왔다.

중요한 이슈가 많았던 달인 만큼 국내 증시는 관망세 속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2770.69에서 28일 2689.83으로 2.92% 하락하고,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5.06% 내렸다.

조선비즈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2일(현지 시각)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무대에 올라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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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변수를 잘 넘는다는 전제하에, 앞으로 국내 증시를 포함해 글로벌 증시를 흔들 요인은 또 무엇이 있을까.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된 상황에 남은 것은 11월 미국 대선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증권가는 ‘해리스 트레이드’에 주목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 후 전국 여론조사 지지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 시각)부터 22일까지 진행된 미국의 민주당 전당 대회 후 대선 레이스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리서치 회사 모닝컨설트가 지난 23~25일 미국의 유권자 7818명을 상대로 조사할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의 지지율은 48%로, 현재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44%)를 4%포인트 앞서 나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리스가 트럼프를 이기기 시작한 이달 5일 이후 미국 증시는 반도체와 소비주, 자동차 중심의 강세가 뚜렷하다”며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잇는 바이드노믹스 기대감에 반도체, 자동차가 강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친환경, 전력 인프라, 건설 관련주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해리스 부통령은 친환경 에너지 생산 증진과 전기차 보조금 정책 유지, 신규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약값 인하와 더불어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인식된 식품 기업들의 가격 인상 행위를 제한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워 관련 종목에서도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삼성증권이 미국 증시에서 해리스 관련주로 꼽은 대표 종목으로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 태양광 설치 업체 선런(SunRun), 재생 에너지 개발 기업 인페이즈 에너지(Enphase Energy), 친환경 유틸리티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Nextera Energy), 전력 인프라 기업 콴타서비스(Quanta Services)와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이 있다.

국내에서 해리스 트레이드의 가장 큰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은 이차전지 등 자동차 관련주와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다. 또 화장품·식음료품·유통주 등 소비재 관련주도 수혜주로 지목된다. 미래에셋증권은 해리스 트레이드 수혜주로 씨에스윈드, 한화솔루션, 한국전력을 선정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달 10일 예정된 2차 TV 토론이 해리스 트레이드의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해리스는 트럼프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개 발언 경험과 언론 노출도가 낮기에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10일 2차 TV 토론회를 앞두고 해리스 트레이드가 시작된다”면서 “이는 미국 증시 상승의 한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신영증권은 큰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선 저변동성 테마와 관련된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전통 통신업체 등 커뮤니케이션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리스 트레이드와 트럼프 트레이드 등 시장에서 주목하는 수혜업종과 실제로 수익률이 좋은 업종이 항상 일치할 순 없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실적 개선세가 확인되는 업종을 선별해야 한다”고 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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