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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의대 정원 확대

"정원 이미 공표, 혼란 부르면 안돼" 용산, 의대증원 유예 불가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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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 갈등 ◆

매일경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과 의대 증원 계획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국민의힘 당 대표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정 갈등 해법으로 2026년도 의대 증원을 보류하자는 아이디어를 공개한 뒤 당정 간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30일로 예정됐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등 당 지도부 간 만찬은 돌연 추석 이후로 연기됐다. 대통령실은 이미 증원 유예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여당에 전했으나 여진이 이어지자 다시 명확한 메시지를 내놨다. 28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 제안에 대해 "정부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2026학년도 정원은 지난 4월 말에 대학별로 정원이 배정돼서 공표돼 있다. 현재 고2에 해당하는 학생들과 수험생들 그리고 학부모들이 함께 이를 목표로 해서 준비하고 있다"며 "잉크도 마르기 전에 다시 유예하면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선 굉장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26학년도 증원 유예는 저희 생각으로는 대안이라기보단 의사 수 증원을 하지 말자는 얘기와 같다"며 "의료계와 대화는 숫자를 가지고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실현 가능성 없는 대안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이날도 의견을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당 의원들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는 "국가의 임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어떤 것이 정답인지 그것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특히 그는 '당이 중재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느냐'는 질문에 "대단히 중요한 이슈"라며 "거기(의정 갈등)에 대해서 당이 민심을 전하고, 민심에 맞는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30일로 예정됐던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 만찬은 추석 뒤로 연기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추석 민심을 듣고 그다음에 만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만찬회는 추석 이후로 연기됐다"며 "추석 민생을 챙기는 것이 우선이라서 미루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결국 의정 갈등 해법을 놓고 당정 간 이견으로 만찬이 연기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7월 말 한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뒤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 문제를 놓고 한 차례 용산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한 대표의 제안을 놓고 당내에서도 의견 차가 드러났다. 친윤계로 꼽히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료개혁은 한 치도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정부 추진 방침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당도 함께할 생각"이라며 한 대표와 결이 다른 발언을 내놨다.

복지위 여당 간사인 김미애 의원은 한 대표와 면담한 후 '의대 증원 유예에 관해 논의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면서도 "'당정 갈등으로 비화하는 식으로는 안 비쳤으면 좋겠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오는 29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는 대통령실 사회수석과 정무수석, 보건복지부 장차관 등이 참석해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 취지를 설명하고 의원들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의정 갈등 문제를 놓고 한 대표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당정 갈등의 틈새를 파고드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 제안을 가리켜 "현 상황에서 의료 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균열 조짐을 보이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사이를 벌려놓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은 의료 갈등 문제에 대해 사회적 대화를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우 의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의장은 정부와 국회 그리고 이해관계인들이 사회적 대화를 할 수 있는 판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 박윤균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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