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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레깅스계 샤넬이라더니"…소비 침체에 외면 '이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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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국내 입점 룰루레몬 매장. 2024.08.27.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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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레깅스계의 샤넬'이라 불리는 룰루레몬이 미국 내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제품 대신 '듀프'(duplication·저렴한 대체품)를 찾으면서 룰루레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룰루레몬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저렴한 버전인 '듀프'가 젊은 소비자들에게 대체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일부 위조품은 원제품보다 더 선호된다며 프리미엄 스포츠의류 브랜드들이 '듀프'로 인해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1998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작된 룰루레몬은 프리미엄 애슬레저(일상 운동복) 시장을 선도해 왔다. 레깅스 등 제품을 20만원에 달하는 고가에 판매하는데도 불구하고, 소비 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아 '무적의 브랜드'로 꼽히기도 했다.

실제 룰루레몬의 매출은 지난 14분기 연속 15% 이상 증가했다. WSJ에 따르면 가장 최근 회계연도에서 이 회사의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96억 달러(약 12조7852억원)를 기록했다.

또 올해 1분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한 22억1000만 달러(약 2조94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 매출 증가세에 제동이 걸렸다. 룰루레몬은 지난 3월부터 미국 내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한때 주가가 50%가량 하락해 300억 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하기도 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 실적이 둔화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가격 장점을 내세운 브랜드가 인기를 끌자,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한 룰루레몬이 가격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생 미카일라 키초풀로스(22)는 WSJ에 "브랜드 로고가 예전만큼 큰 의미를 갖진 않는다"며 "할인 상품을 찾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품질이나 핏이 고가 상품과 거의 동일한데 굳이 더 많은 돈을 낼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평균 가구 소득이 10만 달러(약 1억3200만원)인 고소득층 10대 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운동복 브랜드는 룰루레몬이었다.

그런데 가구 소득이 5만5000달러(약 7300만원)인 10대 여성 사이에선 룰루레몬이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최근 제품 자체에 대한 불만도 잇따라 제기돼 기존 소비자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앞서 룰루레몬은 일부 고객이 최근 출시한 레깅스 핏에 대해 "배와 등이 너무 커 보인다"며 불만을 제기하자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를 중단했다.

WSJ은 "(룰루레몬 레깅스는) 색상이나 사이즈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며 '듀프' 제품은 가격도 저렴한데 다양한 색상이 있어 젊은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리서치 회사 모닝컨설트가 지난해 10월 미국 성인 2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3분의 1이 듀프 상품을 구매했다고 답했다.

특히 이는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더 높게 나타났는데, 조사 대상 중 Z세대는 약 50%, M세대는 44%에 달했다.

매체는 짐샤크(Gymshark)와 에이와이비엘(AYBL), 할라라(Halara) 등 '가성비' 브랜드가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고 짚었다. 해당 브랜드들에서 판매되는 레깅스는 평균 30달러(약 31만원)로 룰루레몬보다 훨씬 저렴하다.

다만 룰루레몬은 '듀프' 제품과의 경쟁에 대해 자사는 품질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키 노이버거 룰루레몬 최고 브랜드 및 제품 활성화 책임자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확장하여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와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룰루레몬 의류가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게 얼마나 많은 투자가 이뤄졌는지를 납득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ey2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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