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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아침밥 먹읍시다”… 전남농협, 쌀 소비에 팔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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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쌀 재고 9만4000t 쌓여… 쌀값도 작년보다 8.6% 하락

지역 식당 발굴 ‘쌀밥 맛집’ 인증

내달까지 50곳 이상 선정할 계획

‘아침밥 먹기 운동’ 추진 업무협약

쌀 소비가 줄어들고 쌀값마저 떨어지자 농협 전남지역본부가 대대적인 쌀 소비 촉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비롯해 쌀밥 맛집 인증, 축제장 및 휴가지 홍보 등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 쌀 소비 촉진 안간힘

동아일보

농협 전남지역본부는 23일 전남 무안군 삼향읍에 위치한 수가정 남악점을 ‘쌀밥 맛집 1호점’으로 선정하고 인증식을 개최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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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전남지역본부(전남농협)는 ‘쌀밥 맛집 1호점’으로 전남 무안군 삼향읍에 위치한 ‘수가정 남악점’을 선정하고 최근 인증식을 열었다. 이 식당은 강진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의 쌀을 전속 구매해 사용하는 순두부 전문 식당이다. 전남의 고품질 쌀을 이용해 손님들로부터 밥맛이 좋은 곳으로 알려졌다. 쌀 소비 확대를 위해 추진하는 쌀밥 맛집은 전남농협 21개 시군지부와 함께 쌀밥 중심의 식단을 구성하는 식당을 발굴해 인증한다. 우선 9월 말까지 50곳 이상 선정할 계획이다.

전남농협은 20일 서울 중랑구 공공급식센터와 전남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상생발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랑구 취약계층과 소외계층을 위해 ‘사랑의 전남 쌀(풍광수토)’ 10kg 100포를 기부하는 한편 아침밥 먹기 운동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광주상공회의소와는 상생발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광주·전남 기업체와 농협이 함께 아침밥 먹기 운동을 벌이고 전남 농축산물의 소비 촉진,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또 전남도의회와 쌀 소비 촉진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적극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전남 무안 회산백련지 캠핑장과 야외물놀이장, 정남진 장흥 물축제장 등 유명 관광지와 축제장을 찾아가 아침밥 먹기 캠페인과 함께 다양한 쌀 가공품 홍보 행사도 진행했다. 농협하나로유통은 전국 주요 하나로마트에서 우리 쌀 소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박종탁 농협 전남지역본부장은 “전남농협 쌀 소비 촉진 통합지원단을 발족하고 지역의 기관 및 단체 등과 쌀 소비를 위한 캠페인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며 “쌀값 안정에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농협 창고마다 묵은쌀 가득

농협이 쌀 소비 촉진에 팔을 걷고 나선 것은 햅쌀 수확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쌀 소비 부진으로 창고에 묵은쌀이 가득 쌓여 있기 때문이다.

올해 7월 말 기준 전남농협 쌀 재고는 9만4000t이다. 이는 지난해 7월 말 3만3000t보다 6만1000t이나 많은 것이다.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지 않으면 올해 수확할 햅쌀 수매와 시장 쌀 가격 유지가 어려워진다. 이미 쌀 가격은 폭락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kg당 4만4435원으로 집계됐다. 한 가마(80kg)로 환산하면 17만7740원이다. 이달 초보다는 0.4%,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8.6% 하락했다. 산지 쌀값은 지난해 10월 수확기 때 가마당 21만7552원으로 시작해 9개월 만인 지난달 18만 원 선이 붕괴했다.

수확기를 앞두고 곤두박질치는 쌀값으로 농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22년 한 가마당 15만7284원까지 떨어졌던 쌀값 대폭락 사태가 2년 만에 재연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농민들은 정부가 산지 쌀 시장의 물량 부담을 해소해 구곡(2023년산) 시장과 신곡 시장이 겹치지 않도록 가격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등 농민단체는 성명을 통해 “정부는 시장 격리 20만 t, 쌀 수입 중단 등 쌀값 안정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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