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한 환자가 총파업 투쟁 현수막 앞을 지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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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 따르면 29일 파업이 예고된 보건의료노조 소속 병원은 61곳이다. 지난 13일부터 15일간의 파업 조정 절차가 만료되는 28일까지 병원과 노조가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 이들 병원 소속 간호사·의료 기사·요양 보호사 등 약 2만 2100명이 29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빅5' 병원으로 불리는 서울 주요 대형병원 노조는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증 환자 진료를 책임지는 대형 대학병원이 상당수 포함돼 파업이 현실화하면 진료 차질은 불가피하다. 고려대의료원과 강동경희대병원·이화의료원·한림대의료원 등 민간병원 30곳이 파업을 예고했다. 공공병원 중엔 국립중앙의료원·한국원자력의학원·경기도의료원 등 31곳이 파업 대상에 포함됐다.
전공의 이탈로 힘든 병원들은 노조 파업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보건의료노조 구성원 중 간호사가 60%가 넘는 만큼 이들이 떠나면 의료현장의 타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는 “내일 2차 협상에 임하는데, 병원 측에서 타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림대의료원 측은 작년 파업 직전에도 간호사 등이 파업에 불참한 사례를 언급하며 최대한 좋은 결과 끌어내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대부분의 병원에선 아직 협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이탈에 따른 환자 감소 등으로 경영난을 겪는 병원들이 노조 요구를 완전히 수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려대의료원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현시점에서 특별한 진전은 없다”고 말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측도 “협상 관련 말할 내용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이화의료원 사정도 마찬가지다.
보건의료노조 국립중앙의료원지부 노조원들이 26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총파업 투쟁 선전전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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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간호사 등 남은 의료인력이 전공의 공백까지 떠안으며 병원을 지켜온 만큼 진료 정상화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병원들이 우리 노동자에게 강제 연차휴가 사용, 무급 휴가, 원하지 않는 응급 오프 등 불이익을 줬지만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현장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9일 동시 파업에 돌입해도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엔 필수인력이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공의 업무 공백을 상당 부분 메우던 진료지원(PA) 간호사마저 현장을 떠나면 수술부터 입원까지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겪는 불편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내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파업 시 대응 방안과 응급실 운영 등 비상 진료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실제 파업으로 가지 않도록 정부가 조정 노력을 하고 있다”며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61개 사업장으로 국한되고 법에 따라 필수 기능은 유지되는 만큼 의료 서비스가 마비되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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