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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中, 해외 데이터센터 우회해 엔비디아 AI칩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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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관계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으로 '익명' 보장

일부 비트코인 채굴장, 분상형 GPU 서비스로 전환

블랙웰 활용한 데이터센터 구축도…韓·사우디 투자

이데일리

6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래스(MWC)에 전시된 엔비디아 칩(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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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중국기업이 엔비디아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수입할 수 없게 되자, 엔비디아칩이 구축된 해외 데이터 센터를 활용하고 있다. 계약은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을 활용해 철저한 익명성을 보장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5일(현지시간) 중국기업에 엔비디아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기업가로 전직 비트코인 채굴자 데릭 오(Derek AW)를 소개했다. 그는 사우디와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엔비디아의 H100칩이 탑재된 AI서버를 호주 브리즈번 데이터 센터에 구축했다. 3주 후 베이징의 한 회사가 이 데이터센터를 통해 AI알고리즘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중국기업들이 해외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엔비디아 AI칩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심지어 아마존의 AWS,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 구글의 구글클라우드 등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현재까지 불법이 아니다. 다만 이런 기업들은 ‘당신의 고객이 누군지 확인하라’라는 정책에 따라 중국기업과의 거래를 지양하고 있다.

그 틈새를 파고든 것이 오 씨와 같은 전직 비트코인 채굴자들이다.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 GPU를 활용한 막대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이처럼 분산된 컴퓨팅 파워를 모아서 중국 AI 개발자에게 임대하는 플랫폼 서비스(분산 GPU 모델)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까지 상하이에 있는 AI스타트업에서 일했던 조셉 츠는 전 직장이 AWS의 애저를 사용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분산형 GPU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엔비디아의 H100칩이 장착된 400개 이상의 서버를 활용했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AI 산업 박람회에서 적어도 3개의 분산형 GPU 회사들이 저렴한 엔비디아 컴퓨팅 파워에 대한 전 세계적인 접근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홍보했다. 분산형 GPU 회사들 모두 중국 고객이 있다고 밝혔다.

분산형 GPU 모델로는 AI 추론만 가능하지, 학습을 위한 대규모 컴퓨팅 파워를 얻긴 힘들다. 이 때문에 특정 고객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만들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오씨는 중국회사가 소유한 싱가포르 한 회사를 위해 엔비디아 최신 AI칩 블랙웰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사우디와 한국 투자자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오 씨는 “수출 통제를 위반하는 사람은 없다”며 “법적으론 이들은 싱가포르 회사”라고 말했다.

WSJ는 오 씨 등 중국기업에 AI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활용해 철저히 계약관계를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계약당사자는 일련의 문자와 숫자로만 식별되고 서비스대금은 가상자산으로 지불된다. 오 씨는 자신도 구매자의 실제 신원을 알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종종 중국 AI회사가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의 자회사를 통해 거래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2022년 미국 상무부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인공지능(AI) 칩을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엔비디아 A100·H100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용으로 사양이 낮은 A800·H800을 개발해 대중 수출을 재개했지만, 미국은 지난해 10월 A800·H800의 중국 수출도 막았다. 지난 1월 미국 상무부는 외국 기업이 미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악의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칙을 제안했다. 이 규칙은 특히 대규모 AI 모델 훈련과 같은 활동을 겨냥하고 있으며,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가 외국 고객의 신원을 확인하고, 악의적인 활동이 의심되는 경우 이를 보고하도록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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