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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위기의 스타벅스, 하지만 한국에선 왜 잘 나갈까?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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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언박싱]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만이 살아남는다 (글 : 기묘한 뉴스레터 트렌드라이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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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은 국내 최대 규모의 커머스 버티컬 뉴스레터 「트렌드라이트」의 발행인으로, 「기묘한 이커머스 이야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매주 수요일 뉴스레터를 통해 업계 현직자의 관점을 담은 유통 트렌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지난 8월 13일, 스타벅스는 치폴레를 이끌던 브라이언 니콜을 새로운 CEO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CEO 교체는 최근 지속된 스타벅스의 경영 부진 때문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고물가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은 스타벅스를 점점 외면하기 시작했고, 중동 전쟁 이후 친이스라엘 기업으로 분류된 것이 계기가 되어 시작된 불매 운동은 결국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초의 분기 매출 감소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한국에서 스타벅스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의 매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33.2%나 증가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차이는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우선, 미국 스타벅스의 부진은 기존의 장점들을 잃어버렸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스타벅스는 '제3의 공간'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많은 팬을 모았던 브랜드였다. 그러나 사업 효율성을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픽업과 드라이브 스루 전문 매장을 늘리면서 이러한 매력을 스스로 퇴색시켰다. 게다가, 모바일 주문이 고객 경험을 저해한다는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주문이 밀리면서 바리스타와 고객 간의 교감이 사라졌고, 밀린 주문은 오히려 고객들에게 불편함을 초래했다. 이렇게 특별함이 사라진 스타벅스에 고객들은 더 이상 더 비싼 돈을 지불하고 커피를 구매하지 않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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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더여수돌산DT점, 특화 매장들은 스타벅스의 공간 경험 브랜딩을 강화했다. 출처 :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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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의 스타벅스는 달랐다. 국내에서도 강남역에 픽업 전문 매장을 테스트하기는 했지만, 그 이상 확장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매장'이라고 부르는 특화 매장을 늘리며, 더 나은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인플레이션과 함께 급격히 성장한 저가형 커피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편안한 좌석, 와이파이, 콘센트 등으로 상징되는 매장 경험을 놓치지 않았다. 모바일 주문 역시, 사이렌 오더를 처음 도입한 곳답게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을 유지했다. 이미 과거 프리퀀시 이벤트 등으로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가 몰릴 경우 음료 제공이 지연된다는 메시지를 송출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지연이 심해지면 아예 주문을 차단하는 알림도 도입하는 등 시스템을 꾸준히 개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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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의 스타벅스 모두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 주문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출처 :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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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스타벅스가 미국에서 겪은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여전히 아침 등 주요 시간대에 몰리는 과도한 수요 문제는 여전하다. 더군다나 그란데 사이즈 등 대용량 음료 가격을 인상하면서, 미국처럼 가격 논란에 휩싸일 위험도 존재한다. 이에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인데, 예를 들어 별을 8개만 모으면 아메리카노나 라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리워드 프로그램 '매지컬 8 스타'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월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사이렌 오더 주문 시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는 수요 분산을 위한 테스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든 것이 미국에서 먼저 진행된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는 사실이다. 본사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이 국내에서는 성공한 이유는, 앞서 말한 브랜드의 본질을 지켰기 때문이 아닐까? 신세계가 스타벅스 지분을 인수하면서, '쓱타버스'라고 불리던 국내 매장들이 오히려 하워드 슐츠가 추구하던 가치를 더 잘 지켜왔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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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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