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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헤즈볼라 타격전…가자 휴전협상에 어떤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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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5일 이스라엘 공군이 이스라엘 북부 상공에서 헤즈볼라 무인항공기를 요격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 준비를 감지해 레바논을 선제 공격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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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대규모 공격을 주고받은 가운데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란은 휴전 협상 추이를 지켜보며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여부를 저울질해왔다. 일단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교전 중에도 협상단 파견을 결정했는데, 핵심 쟁점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은 이날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헤즈볼라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고위 협상단을 파견하기로 했다”며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과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이 협상단을 이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중동 내 확전을 막는 수단으로 휴전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이스라엘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있다”면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 상황이 휴전 협상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인지를 두고선 다소 신중한 분위기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선제 타격했고 헤즈볼라도 2인자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의 사망에 대한 보복은 했다고 하니 이후 양측은 소강상태로 가지 않을까 싶다”며 “이란도 휴전협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휴전 협상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국지전보다는 ‘필라델피 회랑’ 철군 등 에스라엘과 하마스간 충돌하고 있는 핵심 상황부터 합의해야 진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로이터통신은 전날 휴전 협상이 필라델피 회랑 주둔 문제로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필라델피 회랑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을 따라 이어진 길이 14㎞의 완충지대다. 필라델피 회랑을 장악한 이스라엘은 휴전 뒤에도 하마스의 무기 반입을 막기 위해 병력을 계속 주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완전 철군을 주장하고 있다.

한 팔레스타인 당국자는 “카이로 회담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이스라엘은 필라델피 회랑을 따라 8개 진지를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 대표단은 이날 카이로에 도착, 협상장 인근에 머물며 회담에서 나온 제안을 검토한 뒤 카타르 도하로 돌아갔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바이든, ‘필라델피 회랑’ 철군 요청…진전 없어



앞서 23일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면서 필라델피 회랑 일부에서 이스라엘이 철군할 것을 요청했다고 이스라엘 당국자 세 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인질석방 협상의 1단계 이행 기간 필라델피 회랑 가운데 라파에 가깝고 피란민들이 몰려 있는 탈 알 술탄과 인접한 지역 1∼2㎞ 구간에서 이스라엘군을 철수시켜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한 보좌관은 총리가 필라델피 회랑에서 “작전 통제권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이스라엘군 진지 한 곳의 위치를 수백m 이동시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필라델피 회랑에 배치된 이스라엘 병력을 약간 줄이는 정도로는 하마스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라델피 회랑 외에 가자지구를 가로지르는 넷자림 회랑도 협상의 주요 걸림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넷자림 회랑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분할하기 위해 가자 동쪽 분리장벽에서 서쪽 지중해 해변까지 뚫은 관통 도로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전투원들이 가자지구 북부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넷자림 회랑에 병력을 계속 주둔시키겠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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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키르야군 본부 밖에서 하마스에 의해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가족과 그 지지자들이 분쟁 종식과 인질 거래 서명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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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도부 내부 갈등 분출



한편 휴전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이스라엘 지도부 내부의 갈등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은 지난주 네타냐후 총리와 각료 등에게 ‘분쟁의 성지’인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을 기습 방문한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의 행동이 이스라엘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벤-그비르 장관은 안보 내각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바르 국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그는 “나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헤즈볼라를 공격하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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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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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C.Q 브라운 미 합참의장은 24일 중동 순방에 나섰다. 로이터는 브라운 의장이 이날 요르단을 방문한 데 이어 며칠 내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방문, 군 수뇌부와 회동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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