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헤르지 할레비(왼쪽 네 번째) 이스라엘군 총참모장이 텔아비브에 있는 군 본부 상황실에서 지휘관들과 함께 레바논 공습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통신사 Ynet은 “이스라엘 공군이 (레바논 내) 40개 목표물을 타격했고 헤즈볼라도 150발의 로켓을 이스라엘 북부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텔아비브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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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공격 조짐을 포착했다며 25일 새벽 전투기로 레바논을 선제 공습했다. 곧바로 헤즈볼라도 이 폭격으로 고위 지휘관이 사망한 데 대한 보복이라며 320발 이상의 로켓과 드론을 이스라엘로 발사해 군사기지 11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중동 지역 정세가 예측불허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은 공격 직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영토로 미사일과 로켓을 발사하려고 해 레바논 내 테러 표적을 먼저 타격했다”면서 “헤즈볼라의 공격이 예정돼 있으니 작전 지역에 있는 민간인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라”고 경고했다.
하가리 대변인의 발언이 나오기가 무섭게 이스라엘 북부에서 공습경보가 울렸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겨냥해 공습에 나선 것이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군사 시설 11곳에 무인 드론과 카투사 로켓을 320개 이상 쏘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면서 “이스라엘 공격의 첫 단계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언돔(이스라엘 방공망)과 병영 등 특수 군사 목표물을 겨냥했다”면서 “보복 공격을 완료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그 과정과 목표에 대해 (수시로)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통신사 Ynet은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해 “이스라엘 공군이 (레바논 내) 40개 목표물을 타격했고 헤즈볼라도 150발 넘는 로켓을 이스라엘 북부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긴급 안보내각 회의를 소집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이날 오전 6시부터 48시간 동안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위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란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이인자 푸아드 슈크르가 사망했고, 다음 날 새벽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폭사했다. 시아파의 맹주 이란의 심장부에서 이란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 고위급들이 타격을 입자 일제히 “이스라엘에 되갚아줄 의무가 있다”며 보복을 공언했다.
전문가들은 헤즈볼라가 보복을 한 25일이 시아파 연례 명절인 아르바엔이 시작되는 날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아르바엔은 7세기에 숨진 이맘 후세인(이슬람 예언자 무하마드의 손자)의 순교를 되새기는 40일간의 행사다. 이란 등 시아파 집단에 관심과 단합을 호소하고자 이날을 골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란도 ‘가혹한 보복’을 공언하고 있어 가자지구 전쟁이 중동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최근 독일·프랑스·영국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한 내용을 소개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은 모든 차원을 고려해 정교히 계산되고 관리된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우리는 적(이스라엘)이 만든 (확전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이란 반관영 통신사 INSA가 24일 보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 추이를 지켜보며 이스라엘 공격 시점과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이란·이스라엘 당국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류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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