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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끝내기 만루포' 오타니 40-40도 예술로 달성… 이건 너무 쉽다, 역대 최초 50-50 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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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막판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는 올 시즌 투수로서는 등판하지 않기로 했다. 많은 이들이 흥분을 금치 못한 ‘이도류’는 올해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화제가 없는 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팬들은 ‘타자에만’ 전념하는 오타니가 어떤 성적을 낼지 궁금했다. 특히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을 받고 이적한 직후 시즌이라 더 그랬다.

그런 오타니는 ‘타격에 전념하는’ 자신이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의 공격 생산력을 뽐낼 수 있으며, 꼭 투·타 겸업이 아니더라도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임을 입증했다. 오타니는 24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서 9회 극적인 끝내기 만루 홈런을 쳤다. 이 홈런은 오타니의 시즌 40번째 홈런으로, 이 홈런으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대 6번째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됐다.

오타니는 이날 만루포 포함 5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92를 기록했고, 시즌 OPS는 0.992로 조금 올랐다. 무엇보다 극적인 홈런으로 40-40을 달성하며 자신의 스타성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이날 메이저리그에는 수많은 경기가 있었지만 결국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빨아들인 선수는 오타니였다.

최근 들어 타격감이 절정은 아니었던 오타니다. 시즌 OPS(출루율+장타율)도 1.000 아래로 떨어진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홈런과 도루는 꾸준하게 추가하며 40-40을 향한 대오 자체는 크게 흐트러짐이 없었다.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30-30을 달성한 오타니는 계속해서 홈런과 도루를 만들어내며 40-40을 향해 나아갔다. 이날 경기 전까지 39홈런, 39도루를 기록해 각각 홈런과 도루 한 개씩을 남겼다.

언젠가는 이룰 대업었지만 아홉수를 어떻게 뛰어넘느냐도 중요했다. 오타니는 이날 선발 1번 지명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구 2위권인 샌디에이고와 애리조나의 맹추격에 시달리고 있는 다저스는 이날 선발 바비 밀러가 등판하고 타순도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우익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윌 스미스(포수)-토미 에드먼(중견수)-미겔 로하스(유격수)-개빈 럭스(2루수)-키케 에르난데스(3루수) 순으로 짰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그러나 경기는 어렵게 풀렸다. 1회부터 카미네로에게 솔로포를 허용하고 끌려갔다. 3회에는 크리스토퍼 모렐에게 투런포를 맞고 0-3으로 뒤졌다. 역시 포스트시즌을 아직 포기하지는 않은 탬파베이의 초반 기세가 무서웠다. 반대로 다저스는 상대 선발 알렉산더에 묶여 3회까지 득점하지 못했다. 오타니 또한 1회에는 1루수 땅볼에 그쳤다.

오타니는 두 번째 타석이었던 4회 선두 타자로 나서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치고 나갔다. 오타니는 이후 2루 도루에 성공해 40-40에 먼저 도루부터 채웠다. 시즌 40번째 도루였다. 다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오타니의 이 도루는 큰 의미 없이 이닝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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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0-3으로 뒤진 5회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 토미 에드먼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미겔 로하스가 뜬공으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개빈 럭스가 볼넷을 골랐다. 여기서 키케 에르난데스가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동점 3점 홈런을 때려 3-3을 만들었다.

이후 경기는 6회부터 8회까지 양팀 모두 득점에 실패했다. 오타니도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에 그쳤고,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2사 후 들어섰으나 2루수 땅볼에 머물렀다. 그러나 9회 마지막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다저스는 선발 밀러가 6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내려갔고, 이어 브레이저와 필립스가 1이닝씩을 책임지며 8회까지 왔다. 그리고 9회에는 코펙이 역시 1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9회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에 들어갔다.

다저스는 선두 윌 스미스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토미 에드먼이 중전 안타를 치며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끝내기 기회였다. 승리까지 1점만 있으면 충분했다. 다저스는 미겔 로하스에게 번트를 지시해 일단 주자들을 한 베이스씩 더 보냈다. 1사 2,3루였다. 다만 여기서 개빈 럭스가 2루 땅볼에 그쳤다. 주자들은 움직이지 못했다.

다저스는 여기서 대타 맥스 먼시를 투입했고, 탬파베이는 콜린 포세가 등장해 맞불을 놨다. 탬파베이는 여기서 승부를 봤어야 했다. 하지만 먼시가 낮은 쪽 유인구에 속지 않으며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끝에 결국 볼넷을 골랐다. 2사 만루에서 오타니에게 타석이 이어졌다.

포세는 초구 슬라이더를 오타니의 바깥쪽 낮은 코스에 넣으려고 했다. 오타니에게 가장 효율적인 코스 중 하나였다. 그런데 공이 의도보다 더 가운데 몰렸다. 오타니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84.3마일(135.7㎞)짜리 슬라이더를 정확하게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타구 속도는 105.1마일(169.1㎞), 비거리는 389피트(119m)였다. 경기 승리와 오타니의 대기록이 한꺼번에 올라간 이 홈런에 다저스타디움이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 들었다.

메이저리그 역대 6번째 40-40 달성이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40-4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1988년 호세 칸세코(42홈런-40도루)다. 당시 칸세코는 158경기에서 타율 0.307, 42홈런, 124타점, 40도루, OPS 0.959를 기록했다. 그리고 40-40 타이틀을 앞세워 1988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직행한다. 다만 칸세코는 이후 40홈런 시즌은 있었으나 30도루 시즌이 없어 40-40을 다시 달성하지는 못했고 30-30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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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96년 배리 본즈(42홈런-40도루)가 뒤를 이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홈런 보유자로 거포 이미지가 있는 본즈는 젊었을 때는 날렵한 선수로 도루도 많이 기록했다. 본즈는 1990년 52도루를 기록한 시즌도 있고, 이후 꾸준하게 20~40개씩의 도루를 기록하다 샌프란시스코 소속이었던 1996년 158경기에서 타율 0.308, 42홈런, 129타점, 40도루를 기록하면서 역대 두 번째 40-40 대업을 달성했다. 다만 본즈 또한 이것이 마지막 40도루 시즌이었고, 30-30 달성은 1997년(40홈런-37도루)이 마지막이었다.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42홈런-46도루)가 세 번째 달성자였다. 역시 천부적인 운동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A-ROD는 시애틀 소속이었던 1998년 161경기에서 타율 0.310, 42홈런, 46도루를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는 로드리게스의 첫 번째 40홈런 시즌이자 첫 번째 40도루 시즌이었다. 다만 로드리게스도 이후로는 한 번도 40도루를 달성하지 못했고, 어쩌면 본격적인 홈런 타자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46홈런-41도루)도 대업 달성자다. 역시 다재다능한 선수였던 소리아노는 2002년 39홈런-41도루로 아쉽게도 40-40에 홈런 하나가 모자랐다. 2003년에는 38홈런-35도루로 역시 30-30은 달성했으나 40-40은 조금 모자랐다. 그러나 워싱턴 소속이었던 2006년 159경기에서 타율 0.277, 46홈런, 95타점, 41도루를 기록하며 기어이 40-40 달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소리아노 또한 이 시즌이 마지막 20도루 이상 달성 시즌으로 이후로는 20-20도 달성하지 못했다.

오타니 이전 가장 근래 달성자는 바로 지난해인 2023년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41홈런-73도루)였다. 지난해부터 메이저리그 도루 시도가 급증했다. 피치클락의 도입, 견제 제한, 베이스 확대 등 도루를 위해 여러 가지 좋은 여건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아쿠냐 주니어는 73개의 도루를 기록함은 물론 41개의 홈런까지 치며 오랜 기간 없었던 40-40 달성에 성공했다. 그리고 오타니가 그 뒤를 이었다.

24일까지 다저스는 총 129경기를 치렀고, 아직 33경기가 더 남아있다. 현재 오타니의 산술적인 페이스는 50홈런-50도루다. 살짝 넘는다. 오타니는 지명타자 포지션이다. 웬만한 컨디션 저하가 아니라면 33경기에 모두 나갈 가능성이 있고, 여기에 리드오프로 많은 타석에 나설 수 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50-50 달성도 가능하고, 설사 달성하지 못한다고 해도 50-50에 가장 가까이 간 선수로 기록될 것은 매우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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