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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DMZ 장벽, 두달 만에 빈틈없이 이어졌다…'남북 단절'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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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방부는 북한군이 폭염과 장마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매일 13시간씩 전선지역에 병력을 보내 지뢰 매설, 불모지 조성, 방벽 설치 등 '남북 단절' 작업을 수개월째 지속하는 정황 포착됐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전선지역 작업 인력이 부족해 여군도 투입된 모습. 국방부 제공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일대에 짓고 있는 장벽이 빈틈없이 한 줄로 이어지는 등 구조물 건설 작업이 크게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3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미국 민간위성 서비스 플래닛랩스가 지난 9일 강원도 고성군 군사분계선(MDL) 인근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잘 정리된 흙길 위로 흰색 선으로 보이는 구조물이 길게 이어진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6월 17일 같은 지역을 촬영한 사진에서는 구조물이 띄엄띄엄 설치된 상태였는데 두 달 만에 거의 빈틈없이 한 줄로 이어진 것이다.

동쪽 해변까지 이어지는 약 600m 길이의 장벽과 이 지점에서 서쪽으로 1.5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약 1.2km길이의 장벽 모두 완공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을 분석한 미국의 제이콥 보글 민간위성 분석가는 “두 달 동안 건설이 많이 진행됐다”면서 “낮고 평평한 지대 위에는 두꺼운 대전차 장벽이, 둔덕 위에는 비교적 얇은 일반 벽이 지어져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 일부 장벽은 연결되지 않은 지점이 있다면서 이는 산악지형으로 자연적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철조망만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가 내리면 물이 고이는 해안가에도 장벽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위성사진에서는 동해선 철길과 원산-금강산 고속도로 위 두 지점에 탱크 진입을 막기 위한 장애물이 새로 설치된 것도 포착됐다. 유사시 콘크리트 블록을 땅으로 떨어뜨려 적의 탱크 침입을 막는 용도로 추정된다.

한편 이곳은 지난 20일 새벽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한 북한 군인이 걸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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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목함지뢰를 등에 짊어지고 가는 북한군 모습. 국방부 제공



북한 군인은 동해선 철길 인근을 따라 내려왔는데, 이 구간은 북한이 올 초부터 가로등과 철도 레일을 제거하고 탈북을 막기 위해 지뢰를 집중 매설하고 있는 지역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에 대해 “두 교전국 관계”라고 선언한 뒤 경의선, 동해선,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 등 남북 간 연결된 3개 도로 모두에 지뢰를 매설하고, 휴전선 일대에 장벽을 세우는 등 남측과의 물리적 연결을 끊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장벽 건설이 탈북 통로를 봉쇄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으며, 대내외적으로 적대적 관계를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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