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부금 중 48%, 가상화폐 기업이 제공…코인베이스·리플이 82% 차지"
가상화폐 |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오는 11월 미 대선 등 연방 선거를 앞두고 미국 가상화폐 기업들이 정치 기부금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 소비자단체 퍼블릭시티즌(Public Citizen)에 따르면 11월 선거와 관련해 지금까지 가상화폐 기업들이 낸 기부금은 1억1천900만 달러(1천581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기업들의 전체 기부금 2억4천800만 달러의 약 48%에 해당한다.
가상화폐 기업은 앞서 2010년부터 3차례의 선거에서 총 1억2천9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는 전체 기업 기부금 8억8천400만 달러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러나 올해 선거를 앞두고는 전체 기업 기부금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가상화폐 기업은 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로, 지금까지 5천50만 달러를 냈다. 가상화폐 리플을 발행하는 리플랩스가 4천800만 달러를 기부해 그 뒤를 이었다.
코인베이스와 리플랩스가 낸 기부금은 모두 9천850만달러로, 전체 가상화폐 기업 기부금의 82%를 차지했다.
한때 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가 파산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가상화폐 업계는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다.
특히, 코인베이스는 증권법과 투자자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며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제소당했고, 리플랩스도 수년간 리플의 증권 여부를 두고 법적 싸움을 벌여왔다.
코인베이스와 리플랩스는 특정 정당에 대해 직접적인 기부를 하는 것보다 페어쉐이크(Fairshake)라는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분야 슈퍼PAC(정치후원회)를 통해 기부했다.
이 정치후원회는 정당을 가리지 않고 가상화폐에 대해 우호적인 후보에게 기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화폐 업계가 지원하는 이 슈퍼 PAC에서 정치 자금을 받은 후보 42명 가운데 36명이 경선을 통과해 본선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대부분은 가상화폐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홍보하지는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2024년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가상화폐 기업들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지갑을 열고 있다"고 전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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