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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믿을 은행 어디?' 이번엔 농협은행…117억 횡령 사고 또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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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명동 지점서 '과장'이 117억원 횡령
자체감사 통해 적발했다지만…뿔난 금감원


은행권이 좀처럼 횡령의 악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협은행에서 117억원에 달하는 횡령이 적발되면서다.

농협은행은 자체 감사를 통해 횡령 사실을 적발했다는 입장이지만, 그간 은행권에서 꾸준히 횡령이 적발된 데다가 금융당국이 횡령 방지 등을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주문한 이후인 만큼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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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농협은행은 서울 명동지점에서 부당여신거래 행위를 발견해 감사를 진행한 결과 117억원 가량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횡령을 주도한 인물은 이 지점에 속해있던 과장보 직원으로 지난 2020년 6월부터 이달까지 꾸준히 횡령을 저질러 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지인명의를 도용하는 방식으로 횡령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은행 측은 지난 3월 내부 자체감사를 통해 109억원 가량의 배임사고가 있었던 것을 적발한 이후 사고예방 상시감시 강화에 나서던 중 해당 여신거래행위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행위자에 대한 즉각적인 형사 고발과 인사 조치를 시행했다"라며 "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에 대해 위규사항이 발견되는 즉시 징계해직 등 최고수위로 징계하고 형사 고발 등 법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에 적발된 농협은행의 횡령으로 인해 은행들을 향한 금융당국 감시의 칼날이 더욱 날카로워 질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몇년 사이 굵직한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금융당국이 은행들에게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주문했지만 통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2019년 DLF(파생결합증권) 및 라임사태 △2022년 우리은행 700억원 횡령 △2023년 KB국민은행 불법 주식 선행 매매 △2023년 대구은행 고객 증권계좌 불법개설 △2023년 경남은행 3000억원대 횡령 △2024년 우리은행 100억원대 횡령 △2024년 우리은행 손태승 전 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등 이 적발됐다. 배임, 초과대출 등 까지 합하면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일단 농협은행 측은 자체 시스템을 강화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잡아낼 수 있었다는 입장이지만 당국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농협은행에서 올해 상반기 배임, 초과대출 등이 이미 적발된 사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번 횡령이 최근까지 이뤄져 왔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우리은행에 대해 이례적으로 사명을 언급하며 현 경영진에 대해 날 선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금감원은 그간 은행권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제도적, 문화적 개선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이에 따라 내부통제 기능이 작동해 자율적으로 수습되기를 기대했다"라며 "우리금융이 보이고 있는 행태를 볼 때 더이상은 신뢰하기 힘든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질타했다.

금감원이 우리은행을 '직격'한 이후 적발된 횡령 사고인 만큼 금감원은 농협은행에 대해서도 날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 등은 최근 금감원의 정기검사를 받기도 했다. 잇따라 금융사고가 발생했던 데다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강한 지배구조를 문제삼으며 금감원이 강도높은 정기검사를 벌인 바 있다.

직후 이같은 대형 사고가 또다시 터지면서 농협은행을 포함한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전체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목소리 또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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